해외취재 기획연재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 저희가 이야기해 드릴 것은 저희가 싹싹 긁어모은 여행 팁입니다. 여행 책에서 본 내용들도 있고, 여행 책에는 없는 저희들만의 팁도 있을 것입니다. 동유럽 여행을 갔다 오신 분들은 ‘그래, 내가 이땐 이랬었지’하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글이, 동유럽을 갈 계획을 짜고 계시거나 아직 가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한 기자 4명 모두 유럽 여행은 처음이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든 게 낯설었지만 가장 난감했던 건 숙소 정하기였다. 우리가 갔다 올 4개 국가를 1인당 하나씩 맡아 그 사람이 숙소 및 가이드를 모두 정하기로 했다. 각자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외 숙박 시설의 종류에는 뭐가 있는지 볼 수 있고 예약도 할 수 있는 <booking.com>, <expedia.com>과 같은 사이트 등에 접속해 숙소를 알아보았다.

여행에 가서 처음 묵게 된 숙소는 프라하에 위치한 한인민박집이었다. 프라하 중앙역 바로 옆에 위치한 <중앙역민박>은 체코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몹시 유명한 민박집이다.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에서 가까워 걸어서 프라하 시내를 관광할 수 있는 좋은 곳에 민박집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좋았던 것은 한식으로 제공되는 아침, 사장님의 넉살과 인심, 민박 안 투숙객들과의 교화, 그리고 사장님의 가이드 등 한인민박에서만 특별히 누릴 수 있는 것들이 한인민박의 큰 메리트였다.

그 다음으로 묵게 된 곳은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아파트였다. 체코에서 묵었던 민박은 여러 장점이 있었지만 시설이 약간 낙후돼 있고 여러 사람이 함께 쓰다 보니 불편한 점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아파트는 시설이 무척 좋았다. 게다가 조리기구도 완비돼 있기에 우리가 한국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함께 간 동기들이랑 밤새 얘기를 나누고, 밤에 모여서 술도 마실 수 있었다. 여행을 하며 묵었던 숙소 중 가장 좋았던 곳이라 생각한다.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에서는 거의 호텔에서 묵었다. 호텔의 장점은 안락하고 푹신한 침대가 있다는 것과 조식 뷔페를 싼 값, 혹은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이 분리돼 동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자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만약 이번에 해외로 여행을 간다면 어떤 숙소가 좋을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혼자 왔다면 게스트 하우스를, 여럿이 왔다면 무조건 아파트를 추천한다. 그리고 <booking.com> 등의 사이트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다가 가기 바로 직전, 혹은 일주일 전에 예약을 취소하면 금액을 환불받을 수 없으니 조심하자. 호텔 2개를 취소했다가 돈이 엄청 깨진 기억이 있다.

▲ 여행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바다를 바라보니 색달랐다.
▲ 부다페스트에서 한 연인이 진한 키스를 하고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한 번씩은 꼭 싸우게 된다. 우리 역시 크로아티아에서 큰 다툼이 있었다. 그래서 각자 따로따로 관광을 다닌 적이 있었다. 싸우지 않은 동기 한 명과 함께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를 배회하던 중 우리 나이 또래의 한국인 관광객을 만났다. 몇 번 얘기를 나누다 함께 동행을 하기로 했다.

왠지 모를 두근거림과 설렘. 여태까지 같이 다니던 동기들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내 로망이었던 ‘여행지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 함께 다니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같이 다니던 동기는 “나중에 꼭 여행지에서 남자친구를 사귈거야”라며 자신의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우리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동안 다른 동기 역시 새로운 만남을 갖고 온 듯했다. 하지만 어쩐지 나와는 조금 다른 반응이었다. 기분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왜 그런가 물어보니 “길을 걷다가 남자 외국인을 만나서 함께 여행을 다녔어. 자긴 이곳이 처음이 아니라며 가이드를 해주겠다고 하길래 따라다녔지. 다 즐거웠는데 여행이 끝날 무렵 작별 키스라면서 내 손등을 혀로 핥았어”라며 몹시 불쾌해했다. 당사자는 기분이 나빴겠지만 이 얘기를 들은 우리들은 모두 말 그대로 ‘빵’ 터졌다. 한 동기는 “이런 경험을 너 아니면 또 누가 하겠어”라며 그 동기를 위로했다.

굳이 싸우지 않더라도 일행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면 한 번 쯤은 서로 떨어져 새로운 만남을 가져보라.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 화장실에 가려면 돈을 내야 한다. 600원정도의 요금이다. 동전을 필히 준비하거나 숙소에서 나오기 전에 모든 것을 해결하자.
■서양 대부분의 음식점에서는 물을 공짜로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
■ 물을 줘도 탄산수로 주기 때문에 탄산수를 못 마시는 사람은 주의할 것.
■ 봉투가 엄청 약하다. 뭘 집어넣어도 봉투에 구멍이 슝슝 나 결국 못쓰게 된다.
■한국 음식을 포장해가자. 그리울 때가 있을 것이다.
■ 동료기자 曰 “여긴 정말 천국이야”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 그리고 싼 물건들을 마트에서 파니 마트를 꼭 갈 것.
■ 젊었을 때 떠나자. 만 25세 이전까지는 할인 혜택이 있지만 그 이후는 할인 혜택이 거의 없다.
■ 학생증을 갖고 가자. 국제학생증이면 더 좋겠지만 우리대학 학생증을 가지고 가도 웬만한 경우 할인을 해줬다.
■ 아는 만큼 보이니 관광 전에 조금이라도 그 장소에 대한 공부를 해 놓자.
■ 개, 고양이 등의 동물들이 정말 자유롭게 길거리를 활보한다.
■ 동유럽 사람들은 생각보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복장 터짐에 주의하라.
■ 환전을 하는 것도 좋지만 체코, 헝가리에서는 환전보다는 씨티은행 카드를 만들어 출금하는 것이 좋다. 수수료가 무척 낮다.
■국경을 넘을 경우 여권을 꼭 소지하라. 검사한다.


 
■ 가장 맛있었던 음식은 돼지 무릎 요리인 ‘꼴레뇨’다. 여기에 코젤 흑맥주라는 체코의 대표맥주와 함께 먹는다면 금상첨화.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사진 찍기를 유도하는 사람들을     조심하라. 사진을 찍게 한 후 돈을 달라고 한다.
■ 술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대마초로 만든 술, 고흐가 먹고 귀를 잘랐을 정도로 도수가 높은 압생트, 위장에 좋은 술인 베헤로브카까지. 술의 천국이다.
■ 기차를 타고 쿠트나호라, 체스키크롬로프 등 외곽지역으로 나가보자. 프라하와는 또 다른 감흥을 느끼게 된다.
■ 체코 음식은 대체적으로 짜다.


 
■ 오스트리아, 체코에도 Hop on Hop off 버스(돈을 내면 가이드를 해주는 버스)가 있지만 부다페스트에서 타는 것을 추천한다. 헝가리의 주요도시인 부다페스트를 버스를 타고 한 번에 다 돌아볼 수 있다.
■ 이 버스를 탈 경우 혜택도 다양하다. 밤에 유람선도 탈 수 있고 각종 할인쿠폰이 들어있다.
■ 와인이 싸면서 유명하다. 길거리에서 파는 핫와인을 먹어보자.
■ 헝가리는 열정적인 나라라 그런지 사방에서 키스를 해댄다. 조심하자.


 
■ 크로아티아는 길쭉하다. 자그레브부터 두브로브니크까지 11시간이 걸린다. 그 외의 주요 관광지에서 다른 관광지로 갈 때 5시간은 기본이니 심심하지 않게 놀거리를 준비해 갈 것.
■ 이동할 때 기차보다는 버스를 추천한다. 버스에서 보이는 풍경이 정말 장관이다.
■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다. 특히 두브로브니크 구시가지 음식점의 경우 비싼데다가 바가지도 잘 씌우니 주의할 것.
■ 밥이 그리울 때는 리조또 음식을 먹어보자. 맛이 일품이다.
■ 버스를 탈 때 짐을 맡기는 값을 지불해야 한다.


 
■ 오스트리아는 기차 값이 정말 비싸다. 버스가 좀 더 싸므로 버스를 타자.
■ 벨베데레 궁전에서 클림트의 <키스>를 맞이하라. 그림을 모르는 문외한도 넋 놓고 계속 바라보게 될 것이다.
■ 오스트리아에는 벤츠 S클래스 택시가 있다. 싼 값에 벤츠를 타보고 싶다면 이용해 보자.
■ 빈의 오페라 국립 극장에서 발레 등의 공연을 즐겨보자. 저녁 시간이 가까워오면 오페라극장 앞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돈으로 약 5천원이면 볼 수 있는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의자에 앉아 공연의 모든 모습을 보고 싶으면 미리 예매를 해라. 가격 역시 훨씬 비싸진다. 입석은 공연의 처음부터 끝을 한 각도에서만 바라봐야 한다.

 

글·사진_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사진_ 이철규 기자 27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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