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반값 등록금 발언’이 세간의 화제다. “반값 등록금이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떨어뜨린다”는 발언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정 후보 측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고액 등록금에 시달리던 대학생들은 당연히 분노했다. 서울대 교수들까지 정 후보의 경솔한 발언에 “미개한 감수성”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대학 학생들은 “정말 반값 등록금이 창피하냐”며 얼굴을 붉혔다. 정 후보는 “반값 등록금이라는 표현이 최고의 지성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후보의 논리대로 등록금에 대한 표현이 최고의 지성을 판단하는 기준이라면, 본인이 값싼 등록금을 내고 다닌 서울대는 무엇이며, 무상 교육을 하는 유럽의 유수한 대학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박원순 후보 역시 반값 등록금에 대해 어처구니 없는 변명을 했다. 정 후보가 우리대학 예산 부족 문제에 대해 지적하자 박 후보는 “서울시는 반값 등록금으로 인한 예산 감소분을 지원해줬는데, 무슨 말인지 의아하다”며 모르쇠로 방패막이를 한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값 등록금 지원금 외의 서울시 지원 예산이 대폭 깎이면서 결과적으로 우리대학 전체 예산은 줄고 있다. 예산 감소가 반값 등록금 때문은 아니기에 우리는 지갑이 비어가도 뭐라 하소연할 도리가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이쯤되니 우리대학의 앞길이 막막하다. 두 ‘이사장’ 후보가 우리대학의 절실한 문제들을 보듬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값 등록금은 선거철에 이용당하는 ‘동네 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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