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가 비록 지자체의 살림꾼을 뽑는 선거라 하지만 국정원의 지난 대선 개입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정부의 세월호 참사 대응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들에 따른 정부, 여당에 대한 정치적 심판의 성격을 지닌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이번 선거 결과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불발된 이상 예전처럼 불가피하게 기존 정당들의 정치적 성과와 비전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선거가 대선이나 총선도 아닌데 뭘 그리 ‘정치’ 운운하느냐 할지 모르겠지만, 중앙이냐 지방이냐의 차이일 뿐 정부와 의회를 구성하는 정치적 행위란 점에서 대선, 총선과 본질을 공유한다.

요즘 우리나라 청년 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너무 지나치다는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등골 브레이커의 갑’, ‘백수공장’ 등 경제적 관점에서 고비용 저효율의 대명사가 돼버린 대학이야말로 전형적으로 정치적 산물일진대, 이런 형국에 소중한 한 표를 포기하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주체적 삶의 포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는 이상, 우리의 개인적 삶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대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입을 것인가’부터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우리는 정치의 그물에 포획되어 살아가고 있다.

현실이 답답하고 불만스러우면 그 타개책으로 백 마디의 말보다 한 걸음의 행보가 더 소중하고 효과적이다. 선거에 참여하여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치 체제에서 우리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지배적 요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선거일이 임시공휴일이어서 중간에 하루만 ‘제끼면’ 황금연휴라 젊은 층의 투표율 저하가 매우 우려된다. 순간의 쾌락이 장구한 고통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한 사람도 빠짐없이 투표하길 강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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