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의 변

서울시립대신문사 제55대 편집국장 이 철 규

 
“또 그 빌어먹을 짓 하러가느냐”는 어머니의 정겨운 인사를 받으며 오늘도 신문사로 출근합니다. 기사를 쓰다보면 귀가하지 못하고 밤을 새는 날이 많으니 욕을 먹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퇴임을 앞둔 저는 이제 걱정의 말을 그만 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평소 같으면 늦게 들어오니까 먼저 주무시라 대답했을텐데, 오늘은 이제 다 끝났다고 말하며 집에서 나왔습니다.

‘정적을 깨우자’는 마음으로 저는 지난 7개월간 달려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떤 기사가 가장 마음에 드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 ‘광장’에 “졸업을 앞두고 교필 2학점 때문에 졸업을 못한다. 대학 행정을 이렇게 해도 되느냐”는 분노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신문사를 떠나면서도 무거운 마음입니다. 교양필수과목의 분반이 부족한 문제는 계속 제기돼 왔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기사화하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학교와 사회에 문제들은 너무나 많은데, 신문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는 학생은 적은 것 같습니다. 기자들이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제 그 중책을 후배들에게 물려줍니다. 제가 떠난 뒤에도 기자들은 계속해서 우리대학 내의 문제들을 찾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학생들이 더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주십시오.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서울시립대신문의 가장 큰 존재 이유입니다. 서울시립대신문의 기자들은 밤샘작업에 봉두난발이 되어서도 여러분이 찾아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것입니다. 저는 이제 한 명의 독자로 돌아가 신문사의 꺼지지 않는 불빛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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