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온라인 커뮤니티의 파급력이 세지고 있다.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를 낳으며 뜨거운 감자가 돼버린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제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중요한 흐름이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어떻게 이용하는지,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인식은 어떤지 설문을 통해 알아봤다. 설문은 5월 29일부터 6월 3일까지 총 6일간 진행됐으며, 총 413명의 학생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일상 속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를 알고 있다고 답한 학생은 98%, 방문해 본 적 있다는 학생은 92%로 나타났다. 즉 설문에 참여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밀접해 있었다. A(자연과학대)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주기적으로 이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유머 게시물을 포함한 대부분의 게시물 출처가 온라인 커뮤니티다. 자연스럽게 온라인 커뮤니티를 자주 접하게 된다”고 말했다.

설문에 응답한 학생 중 50%가 주기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한다고 답했다. 평소 온라인 커뮤니티를 자주 이용한다는 B(정경대)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위안과 힘을 얻는다”라고 밝혔다. 문화사회연구소 권경우 소장은 “사람들은 갑작스럽게 늘어난 스마트한 환경 속에서 자신이 거주해야 할 곳을 찾아 소속감을 느끼려 하고,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려고 하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35%, 당당하게 이용 못 한다

학생들의 35%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내가 그 사이트를 이용한다고 하면 그 사이트의 이미지 때문에 나를 색안경을 끼고 볼 것이다’, ‘인터넷 폐인으로 생각할 것 같다’, ‘정치적 성향을 널리 알리고 싶지 않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 사실 공개를 꺼려했다. B씨는 “정치적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내가 어떤 커뮤니티를 한다고 밝히면 주변 사람들이랑 정치적 이야기로 싸울까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이유에 대해 권 소장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공존하는 공간이 아니라 특정한 정치적 성향과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형성됐다. 정치적 성향이 약한 커뮤니티들 역시 ‘일간베스트’나 ‘오늘의유머’와 같은 사이트들로 인해 ‘온라인 커뮤니티는 정치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활동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주게 된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견 개진하지 않는 학생들

온라인 커뮤니티에 댓글을 한 번이라도 남겨본 학생의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71%의 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댓글/덧글을 단 적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413명의 학생 중 282명의 학생이 ‘유머 이미지/동영상을 보기 위해’, 192명의 학생이 ‘최신 트렌드, 상식 등의 정보를 습득하기 위해’라고 답한 것으로 봤을 때 과반수의 학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단순히 관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권 소장은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흔적을 남겼을 때 그것들이 나에게 공격이나 비판이라는 형태로 되돌아올 것을 두려워하고 귀찮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내 글에 댓글이 달리고 논쟁을 벌이는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이념 대립, 역기능으로 우려돼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커뮤니티의 역기능에 대해 설문한 결과 413명 중 210명이 정치적 편견이 생기는 것을 꼽았으며, 139명이 이념 대립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권 소장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고 동의하는 얘기만 듣게 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자신들과 상충되는 입장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생각들을 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내 편 아니면 니 편’이라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지배적으로 나타나 타인의 글을 읽고 판단하는 능력들이 현저하게 저하될 수 있다. 권 소장은 “사람은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입장을 가질 수 있다. 이분법적인 사고가 지속되면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상대를 공격하고 하나의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수환 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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