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종강 후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기대하는 한편 몇몇 남성들은 군대에 입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 겁니다. 군 입대를 앞둔 남성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할 텐데요. 입대 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은 많은 남성들을 더욱 괴롭게 합니다.

확실히 공군이나 카투사, 혹은 해병대 같은 인기 병과들은 입대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병무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1년 8월 입영월 기준으로 삼을 때, 공군의 경쟁률은 평균 6.0:1로, 해병대의 경쟁률은 5.1:1로 나타났습니다. 카투사의 경우 평균 6.7: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많은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병과에 지원을 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기가 없는 병과조차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상길(한국외대 13)씨는 지난 3월부터 끊임없이 군대에 지원했지만 계속해서 떨어졌고 15번의 도전 끝에 육군으로 입대하게 됐습니다. 그는 “군대에 가려고 휴학까지 하고 온갖 곳에 다 지원했는데 이제야 합격했다. 3월에 제대할 예정이라 복학시기도 애매해 1년을 통으로 날린 기분”이라며 착잡한 기분을 드러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이 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병무청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면 “보내만 주면 개처럼 일하겠다”, “군대 가는 게 의무 맞나? 갈 수가 없다” 등 군대에 지원해서 여러 번 떨어진 많은 남성들의 글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남성은 “군대에 지원했는데 17번이나 떨어졌다. 어차피 늦은 것 20번을 채워보자”는 자조적인 게시물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어째서 군대에 들어가기가 이렇게 힘들어진 것일까요? 원인은 ‘잉여 병역자원’의 증가에 있습니다. 병역자원은 병역의 의무가 있는 사람을 말하는데, 입대 지원자 수가 필요한 병사 수를 상회하면서 군대에 가기 힘들어 지는 것이죠.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군대에 제때 가지 못하는 잉여 병역자원이 2011년에는 1만5000명 정도였지만 2012년에는 2만6000명, 2013년 들어서는 3만30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복무기간을 줄이면 잉여 병역자원 또한 줄어든다는데, 그렇다고 복무기간을 함부로 줄일 수도 없죠.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입니다.

군대에 제때 가지 못하면 남학생들의 대학생활은 틀어지게 됩니다. 윤용식(연세대 10)씨는 고시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사람들은 군대에 일찍 다녀온 뒤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수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상길 씨는 “요즘엔 사회진출을 비롯한 대학생활 전반을 계획할 때 군 입대시기를 같이 고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군 입대시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습니다. 안 그래도 대학입시, 취업난 등에 고통받는 남학생들은 군대마저 원하는 때에 가기 힘들다는 또 다른 시름거리를 안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원자에 비해 수요가 적으니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다’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합당한 면제사유가 있지 않는 한 군대는 무조건 가야 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글을 보는 군 미필자 분들의 ‘입대 건승’을 기원하는 것뿐입니다.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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