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발간 50주년 축사

그동안 우리대학은 ‘작지만 강한 대학’, ‘도시과학 특성화 대학’,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거듭 발전해 왔습니다.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서울시립대신문은 이러한 우리 대학의 역사와 함께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50주년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8~90년대 우리 사회는 굉장히 혼란스러웠습니다. 자연스레 대학사회와 우리대학의 역사도 그야말로 역동적이었습니다. 그 역동하는 대학사회 속에서 서울시립대신문은 가장 날카롭고 예민한 시선으로 우리대학을 관찰하고 비판해 왔습니다. 항상 펜촉을 날카롭게 가다듬고 치열하게 고뇌하며 달려온 서울시립대신문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50년이라는 세월동안 서울시립대신문이 무사히 발행될 수 있었던 건 독자의 힘이 아닐까 합니다. 독자 없는 신문은 반쪽짜리 신문에 불과합니다. 대학신문이 대학가 소식을 전하고 학내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론의 장으로서, 또 가끔은 대학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비판자로서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 독자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진심어린 조언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0년간 쉽지 않은 길을 걸었던 만큼, 서울시립대신문을 이끌어갈 새로운 힘과 원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서울시립대신문 스스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변화를 이끌어 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앞으로 서울시립대신문이 급격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늘 앞서가는 대학신문사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며, 우리대학과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정신을 견지하며 내실 있는 신문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신 대학신문사 관계자분들께 동문 모두를 대신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서울시립대 가족들은 지난 세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적극 참여하고 발전에 동참했습니다. 그런 서울시립대인이 밟아왔던 그 궤적은 우리대학의 얼굴, 서울시립대신문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이런 소중하고 고귀한 흔적들을, 그리고 앞으로 더욱 융성할 모교의 역사를 기록하게 될 서울시립대신문 창간 5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동문들과 함께 기쁨을 누리고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실된 정보만을 지향하며 사명감을 갖고 올바른 여론형성을 주도하는 언론이 가져야 할 가장 큰 원칙은 정의(正義), 정론(正論), 직필(直筆)의 정신입니다. 여기에 대학언론이 가져야 할 또 하나의 목표는 모교발전입니다. 구성원의 바른 소리만을 싣고, 책임 있는 다양한 의견들이 공유되지만 최종 목적지는 모교의 발전이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구성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그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더욱 키워서 정론직필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모교의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흔히 언론을 ‘사회의 목탁(木鐸)’이라고 합니다. 본래 목탁은 수도승이 밤낮으로 깨어있으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중국 노(魯)나라에서는 새로운 법령을 발할 때에 목탁을 울려 사람을 모이게 하였다고 합니다. 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계도한다는 의미에서 언론을 목탁에 비유하는 것입니다.서울시립대신문이 시대인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계도(啓導)하는 맑은 목탁이 되어 앞으로도 더욱 넓고 깊이 시대교정에 울려퍼지기를 희망합니다.

 


사람의 나이로 치면 서울시립대신문은 올해로 지천명(知天命)의 완숙기에 이르렀습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하늘의 명령’이란 만물의 법칙, 곧 도(道)를 말함이며, 도를 깨치는 것은 말과 행동을 자신의 명분(名分)과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시립대신문이 오십 성상(星霜)을 거쳐 이르게 된 지천명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공자께서 강조하신 ‘정명(正名)’은 명분과 실질이 서로 부합할 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군주는 군주다운, 아비는 아비다운, 자식은 자식다운 언행을 해야 비로소 군주로서, 아비로서, 자식으로서 제대로 된 이름을 가지게 된다는 이치입니다. 서울시립대신문 역시 현실 세계에서 자신의 이름에 부합하는 말과 행동을 할 때 비로소 명실상부(名實相符)에 이르게 된다는 뜻입니다.

서울시립대신문의 명분은 두 개의 이름이 하나로 결합된 형태입니다. ‘서울시립대’와 ‘신문’입니다. ‘신문’은 홍보가 아니라 언론입니다. 실질을 일방적으로 미화하기보다 그것의 추한 모습을 질타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꿔나가는 데 힘써야 합니다. 또한 ‘대학신문’은 기성 언론이 아니라 학생 언론입니다. 실질을 개선하되 노회한 기성인이 아니라 패기에 들끓는 청년학생의 눈과 입, 손과 발로 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이 오늘의 서울시립대신문 역시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았습니다. 지난 50년 간 서울시립대신문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수많은 선배 발행인, 주간교수, 학생기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선배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후배들 역시 앞으로 서울시립대신문의 명실상부를 위해 머리는 늘 차갑게, 그러나 가슴은 언제나 뜨겁게 열어놓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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