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50주년 간담회

 지난달 28일 서울시립대학교 미디어관에서 서울시립대신문 50주년 간담회가 개최됐다. 본 간담회에는 법학전문대학원 김대환 교수(이하 김), 이경주 전 총학생회장(이하 이), 학생처 사회공헌팀 황경민 주무관(이하 황), 서울시립대신문 김홍진 전 부편집국장(이하 홍) 등 그동안 서울시립대신문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인물, 혹은 서울시립대신문에 많은 관심 및 충고를 줬던 인물들이 참여했다. 본 간담회를 통해서 서울시립대신문은 지나온 50년을 되돌아봤으며,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모색해봤다.  -편집자주-

 

서울시립대신문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면?
김 : 전반적으로 서울시립대신문은 상당히 짜임새가 있는 신문이다. 우리 신문은 다른 학보와 비교했을 때 지면 활용도도 높고, 기사가 빽빽하거나 어지럽지 않게 잘 구성돼 있다. 또한 학생들이 호기심을 가질만한 주제들과 다양한 소재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는데, 임팩트 있는 기사가 적다는 것이다. 신변잡기 및 소소한 얘기들은 잘 작성하는 반면, 구성원들에게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기사가 적다는 게 아쉽다.

이 : 서울시립대신문은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작년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면서 느꼈던 점은 서울시립대신문의 논조나 시각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혀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울시립대신문은 우리대학의 소식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대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런 기사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황 : 기사의 시의성이 많이 떨어진다. 이미 서울시립대광장 등 온라인상에서 공론화돼버린 주제들을 서울시립대신문에 뒤늦게 싣는 것이 안타깝다. 그렇다고 심층적인 보도가 잘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여기에는 학생기자라는 신분이 한계로 작용했다고 본다. 학업과 기자생활을 동시에 하는 학생들의 고충을 모르지는 않지만 서울시립대신문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신문사 기자들이 느끼는 고충 중 하나는 교내 여러 주체들과의 소통이 원활치 않다는 것이다.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없는지?
이 : 서울시립대신문을 읽는 학생들이 신문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울시립대신문에 관심 없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배포대를 볼 때마다 신문이 한가득 쌓여있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계속 보게 될 만큼 좋은 신문인데 아쉽다. 이런 학생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소통부족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 : 기자들과 학생들이 소통을 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것이 신문의 본질은 아니다. 신문은 여러 주체들이 상호간 소통을 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한 우리학교에 있는 여러 주체들이 서로서로 소통을 잘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 또한 해야 한다.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자들이 보통 학생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데, 신문사 기자가 학생들과 소통을 하는 것에 몰두하게 되면 신문이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학생들의 구미에 맞는 기사들만 실으려고 노력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구성원들에게 따가운 비판을 하려면 그 관계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기자들이 신문의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한다.

홍 : 서울시립대신문은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내에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서울시립대신문에서 이를 정리해줘야 한다. 그 역할이 현재 잘 수행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서울시립대신문의 과제인 것 같다. 학생들이 소통의 매개체로서 서울시립대신문을 믿고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과연 서울시립대신문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걸 책임감 있게 다뤘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황 : 학생언론은 기성언론과는 다르다. 학생은 취재원이자 구성원이다. 그런 점에서 기자는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한다. 기자가 중립성도 지켜야하는 가운데, 비판하는 태도를 견지하며 취재를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을 한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비아냥대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 이는 오히려 서울시립대신문에 대한 관심을 더 떨어뜨리는 일이다. 학생기자들이 이 점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서울시립대신문의 논조에 대한 생각은?
홍 : 현직기자로 활동할 당시, 초기에는 서울시립대신문이 좀 더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도 좋을 것 같은데 너무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는 현명한 처사였다. 학보라는 특성상 기자들이 학생 편을 드는 기사를 작성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기자들의 동기들, 선후배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기사를 쓰다 보면 좀 더 학생 편을 들게 된다. 하지만 항상 학생들이 옳은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한 논조나 관점을 갖추려고 하기 보다는 기사의 논리와 설득력을 갖추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특정된 하나의 관점을 가진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 : 기사가 사실만을 전달해야 한다는 데에 회의감을 갖고 있다. 사람이 사실을 인식하는 과정은 주관적이다. 서울시립대신문 측에서 작성하는 기사들은 너무 중립적이기 때문에 정작 진짜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구성원들이 기분 나쁠 수 있는 표현들은 최대한 자제한다.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사실만 전달하는 글은 기사가 아니라 보고서 형식의 요약 정리의 글이다. 진짜 기사를 작성한다면 오히려 기자의 생각을 더 확실히 내세울 필요가 있지 않나.

김 : 신문이 교내에 딱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원래 신문이라는 것은 좌파와 우파로 다양하게 나눠져 있다. 여기서 다양성이 추구되고 그걸 토대로 사람들은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교내 신문은 서울시립대신문 하나이기 때문에 서울시립대신문이 논조를 어느 한 방향으로 정해 쏠리게 되면 여론 전체가 쏠리는 것이고 결국 대안이 없게 된다. 이 경우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중립을 유지해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 오히려 좋다. 우리가 학교 내에 하나밖에 없는 신문이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과 정보를 통해서 중립적인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


서울시립대신문은 교수와 학생, 직원 등 주요 3주체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해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운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에 대한 생각은?
김 : 서울시립대신문은 학생들이 만드는 신문이기 때문에 당연히 학생들 얘기가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조금 과하게 표현하면 교수나 직원들은 서울시립대신문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 교수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글을 실으려면 필자에게 돈을 많이 주면 되지만 교내 신문에서 이는 불가능하다. 교수님들도 교내 신문에 노력봉사 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니까 칼럼 정도의 간단한 글밖에 쓸 수가 없다. 이건 교내 신문사가 갖고 있는 한계다. 그걸 넘어설 수 있는 혁명이나 개혁이 필요하지 않을까.

황 : 학교 신문에는 학생들의 얘기가 제일 많이 실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생 교수 직원 외에 또 다른 주체가 있다면 동문이다. 동문들이 서울시립대신문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쉽다. 동문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코너를 실어줬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서울시립대신문을 보면서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종사하는 동문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동문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동문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코너를 실어줬으면 한다. 또한 교내 신문이지만 대학원생이나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다른 대학의 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역시 관심을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이 : 기자들이 발로 뛰며 학생들의 인터뷰 많이 담아 기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따로 아쉬운 점은 없다. 그런데 교내에 단체들이 워낙 많다 보니 인터뷰가 단체장 위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잘 살펴보면 학생자치기구 외에도 곳곳에 따로따로 잘 활동하는 학생들이 있으니 그런 학생들을 찾아가서 기사에 실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울시립대신문의 발전방향이나 본지에 원하는 점에 대해 말한다면?
김 : 서울시립대신문은 격주 발행이라는 한계가 있어 대부분 지나간 얘기들이 기사에 실리게 된다. 이때 한 번 지나간 이슈를 단순히 재탕하기보다는 심층적인 보도방식을 도입해 시의성이 좀 떨어지더라도 정보력이 강한 신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또한 참신한 기획을 바탕으로 한 기획기사 역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다.

황 : 서울시립대신문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이야기들을 많이 담아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대학 구성원으로서 우리대학이 어떤 대학이 돼야할지 고민을 해볼 수 있도록 서울시립대신문이 앞장섰으면 한다. 또한 서울시립대신문이 학생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과 공유해야 할 지식들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대학과 더 나아가서는 지역단체와 국가의 어려운 문제들도 담아주길 바란다.

이 : 총학생회장에 종사할 당시 같이 일한 학우들에게 항상 ‘우리가 1대’라고 얘기했다. 인수인계를 특별히 받는 것도 아니고 총학생회 선거를 통해 뽑히면 자연적으로 맨땅에 헤딩하듯 업무를 하게 되므로 다 자기가 1대인 것 같다는 식의 말들을 많이 한다. 서울시립대신문사는 그런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장단이 바뀌어도 전대와 후대가 연결될 수 있는 고리가 서울시립대신문에 있었으면 한다.

홍 :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신문 산업 자체가 사양 산업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학생들 의식에서는 신문이 낯설고 먼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다가 작년 선관위나 지금 총학생회에서 교내 언론에 보였던 비협조적인 태도들로 미루어볼 때 학교 언론의 권위 역시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느낀다. 학생 자치를 하는 사람들도 학교 언론을 우습게 보는데 다른 학생들은 어떨까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을 앞으로 서울시립대신문이 잘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정리_ 이철규 객원기자 279@uos.ac.kr
사진_ 정수환 객원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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