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
인터뷰
그들만의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다2014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
김민기 기자  |  mickey@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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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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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대신문이 여러분에게 다양한 ‘직업’에 대해 들려주려 합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첫 직업 인터뷰는 웹툰 작가의 꿈을 꾸고 있는 우리대학의 허이노(철학 07)씨와 박승하(철학 12)씨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스토리 작가의 길을 걷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어 몇 번이고 꿈을 포기하려 했던 허이노 씨.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만화작가를 꿈꿔온 박승하 씨. 이 둘은 함께 2014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에 참가했습니다. 사실상 만화학과 학생들의 경쟁의 장이 된 이 공모전에 서울시립대학교 철학과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참가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여러분에게 꿈을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 왼쪽부터 허이노(철학 07) 씨, 박승하(철학 12) 씨
Q. 웹툰 작가의 길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박승하(이하 박) : 어린 시절 그림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딱히 만화 느낌의 그림을 선호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만화영화나 만화책을 자주 접하다 보니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죠. 판타지 계열의 만화를 특히 즐겼는데 현실과 다른 새로운 세계에 매료됐어요. 지금도 나만의 세계를 창조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지향점이에요.
허이노(이하 허) :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자주 접했어요. 만화를 직접 그려보기도 했고요. 하다 보니 그리는 것에는 재능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그림보다는 내용을 만드는 게 좋아진거죠. 겉으로는 악독해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로맨틱한 느낌을 주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정신없이 했어요. 그러다 주변을 돌아보니 내가 스토리 작가의 길을 걷고 있었어요. 그래서 어떤 계기가 있었다고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려워요.

Q. 한 팀을 결성하게 된 과정은?
허 : 그림누리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한 적이 있어요. 그림을 그리진 않았고 동아리 회원들이 그리는 그림을 구경이나 하는 정도였어요. 그러다 같은 철학과 학우가 만화가를 꿈꾸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학우가 박승하 씨에요. 당시 박승하 씨도 그림누리 소속이었어요. 그동안 웹툰에 대해 생각해둔 설정을 실행에 옮길 기회였어요. 그러던 중 신기하게도 박승하 씨가 먼저 연락해 왔어요.
박 :  허이노 씨와 함께 들은 수업에서 학생 전체가 자기소개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허이노 씨의 이야기를 듣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삶에 여러 사연이 있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얘기를 나눠보고 싶어 연락을 했어요. 만화에 대한 제안을 듣고 허이노 씨의 실무적 능력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수락했어요. 결국 서로가 서로의 이익을 바라보고 팀을 결성하게 된 거죠.

Q. 멘토를 구하게 된 과정은?
허 :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은 원래 만화학과 학생만 출품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2회부터 타과의 출전을 허용했어요. 대신 조건은 만화학과 교수님이 멘토로 함께하는 거에요. 그래서 멘토 교수님을 구해야 했어요. 그런데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이 대회가 진행되면서 점점 만화학과 대학들의 경쟁의 장이 되어 버렸어요. 그래서 사실상 만화학과 교수는 타대학 학생의 멘토 역할을 하기 힘들어요. 어려운 입장에도 흔쾌히 멘토를 맡아 주신 공주대 김미림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도전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환영이다” 하고 말씀해 주신 것이 정말 기억에 남아요. 기회가 될 때마다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 2014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 출품작 <미미크리>의 한 장면
Q. 웹툰 그림 작가의 특징은?
박 :
장점은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거예요. 회사라는 틀에 갇히지 않아도 돼요. 그러나 반대로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여가시간이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하루가 통째로 근무시간이 되기도 하죠. 또한 사회생활을 하는 일반인들과 생활 패턴이 틀어져 인간관계를 망치기도 하고 건강을 해치기도 해요. 이번 공모전 같은 경우 밤을 안 샌 적이 없을 정도로 바빴어요. 잠을 깨기 위해 에너지 음료, 커피, 술 등 온갖 방법을 다 썼어요. 그러니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죠. 감기에 걸려 마감에 차질을 빚기도 했거든요.
허 : 물론 모든 웹툰 작가가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이번 공모전의 경우 첫 도전이기도 한 만큼 분량 조절에 실패했어요. 평균적인 한 회 분량의 약 2.5배 정도의 분량을 요구했으니 그림 작가에게 너무 큰 부담을 지어준 것 같아 미안하네요.

Q. 웹툰 스토리 작가의 특징은?
허 :
스토리 작가는 외로워요. 사람들을 못 만나요.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에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선 그 세계에 깊게 파고드는 과정이 필요해요. 타인과의 만남은 무척 즐거운 만큼 에너지를 많이 쓰게 돼요. 스토리에 몰두할 에너지가 소진돼버려요. 사실 사람들을 안 만나는 건지도 몰라요. 대신 혼자 있는 시간에 보고 싶던 영화나 만화를 많이 볼 수 있어요. 그러면서 작품에서 동기나 영감을 얻기도 해요. 스토리 작가의 또다른 특징은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 스토리라는 종목은 실적이 계속해서 쌓이는 종목이 아니에요. 방대한 스토리가 탄생했을 때 비로소 뭔가를 보여줄 수 있어요. 이번 공모전 이전까지는 어머니께서도 스토리 작가의 길을 인정하지 않으셨어요. 보여준 것이 없는데 어떻게 믿겠어요. 그러나 어머니도 공모전 이후부터 격려해주시기 시작했어요.

Q. 스토리 작가가 그림 작가보다 근무 시간이 적은가?
허 :
연재 기간에는 스토리 작가가 작업량이 적은 것은 맞아요. 그래서 원고료의 비율이 7:3정도에요. 만화 작가가 더 많이 받죠. 그러나 스토리 작가는 연재 기간 내에 스토리를 다 짜내는 것이 아니에요.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을 수정하고 보완하며 연재해 나가는 거에요. 그리고 그림 작가에 비해 원고료를 적게 받기 때문에 한 번에 두 작품 이상을 연재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 결국 노동시간은 얼추 비슷해지죠.

Q. 웹툰 작가의 길을 가면서 있었던 고충은?
허 :
취업의 부담을 느낀 적이 많았어요. 소위 인문계는 취업이 어렵다고 하잖아요. 그 중에도 취업이 어렵다는 철학과 재학생이에요. 학과 외 공부를 한 적도 별로 없어요. 만화처럼 불확실한 분야에 모든 것을 거는 태도는 좋지 않다는 말도 들었어요. 스스로 각오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해요. 만약 웹툰 작가의 길을 가다가 순탄하게 데뷔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 상황도 스스로 짊어지고 가야하는 거에요. 내가 인생의 멘토로 삼고 있는 한 작가님은 “역량이 프로 수준에 다다르면 데뷔는 한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것에,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해야 할 일은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죠. 힘들어도 해야 할 일을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시립대 학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허 :
사실 저도 한 순간에 웹툰 작가의 길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아니에요. 순수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시간이 두 달이에요. UCC제작, 게임스토리창작 등 정말 무수히 많은 선택지 중에서 웹툰 스토리 작가를 선택했어요.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만화였기 때문이에요. 우리 시대에 대학생에게 결심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에요.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은 분도 있고 상황이 여의치 않은 분도 있고. 그러니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에요. 경제적 안정이 예측되는 직업군 내에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것이 다반사에요. 이것을 비판할 생각은 없어요.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현상이라 생각해요. 다만 위험을 감수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끝까지 헤쳐 나가기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저 또한 많은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할 생각이고요. 화이팅입니다.


글·사진_ 김민기 기자 mickey@uos.ac.kr
그림_ 허이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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