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싱크홀에 관한 기사를 작성했다. 처음 작성해본 탑 기사라 갈피를 못 잡고 많이 헤맸다. 기사를 헤맨 데는 스스로 기사 갈피를 못 잡은 탓도 컸지만, 싱크홀에 대한 보도가 연이어 쏟아진 탓도 있었다. 기사 작성 기간 동안에만 무려 3개의 싱크홀이 추가로 발견됐다. 싱크홀이 무더기로 발견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암암리에 덮어왔던 잘못들이 점점 커져 더 이상 감출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후보들은 안전 공약을 무척 강조했다. 현 박원순 서울 시장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경쟁 후보에게 “협력하여 공통의 안전공약을 만들자”고 제안할 만큼 열성적이었다. 그러나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2년 전부터 송파구 싱크홀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시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공약을 세우는 동안 정작 시민의 발 밑은 안전하지 못했던 것이다.

싱크홀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지금 서울시의 행동 역시 여전히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모습이라 할 수 없다. 서울시는 싱크홀을 ‘깊이 2m, 폭 2m 규모의 함몰’로 정의했다. 그러나 기자의 취재 결과에 따르면 이런 규정은 싱크홀을 정의하기에 부적합하다. 싱크홀 대책 역시 많은 전문가들에게 부족하다고 지적 받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싱크홀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싱크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시민들의 신뢰에는 커다란 싱크홀이 생겼다. 부디 서울시가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이번마저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저버린다면 시민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싱크홀은 점점 커질테니까.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