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5일 경주에서 개최된 ‘2014 대학발전포럼’에서 이건 총장은 자신의 임기만료일을 두 달이나 앞당겨 내년 2월 말 총장직에서 물러날 의사를 내비쳤다. 이와 관련, 교무처장은 총장후보자 추천에 관한 규정을 일부 손질하는 등 이 총장의 조기 사임 및 차기 총장후보자 선거와 관련한 제반 후속 절차와 향후 일정을 참석 교수들에게 현안으로 보고했다.

우리대학이 종합대학으로 승격한 후 제2대 총장부터 현 제7대 총장까지 모두 총장 임기개시일이 5월 1일이었다. 신임 총장이 취임하면 새로운 본부 보직자 인선과 과거 정책의 일부 수정, 새로운 정책의 수립 및 실행 등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작업이 진행되는데, 지금까지 이 모든 일이 학기 중간에 이루어지다 보니 우선 보직자를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구하더라도 보직 교수의 수업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상존하며, 새 집행부 입장에선 신임 총장의 공약 이행 일정이 일부 지체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이런 문제점을 일소하기 위해 몇몇 전임 총장들이 총장임기 개시일을 학기 시작일과 맞추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었지만 이 또한 모두 공염불에 그쳤다.

임기가 보장된 직(職)을 조기에 내려놓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총장의 결심이 교수들 사이에서 용단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총장 자신은 쉽게 결단했을지 모르겠으나, 그간 우리대학의 많은 구성원들이 총장 임기개시일을 새 학기 시작일과 같이 하는 것을 바라고 있던 차에 그의 결단은 ‘아름다운 양보’로 기억될 것이 틀림없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우리대학의 야심찬 도정에 이 총장의 용단이 하나의 의미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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