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디자인프라자>

▲ DDP 간송문화전 전시장 입구
<간송문화전 2부 보화각> 전시가 이번 달 28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 문화계의 독립운동가로 불리는 간송 전형필 선생이 수집한 작품들로 꾸려진다. 일제강점기 문화재의 국외반출이 빈번했던 때에 이를 저지하고 지켜낸 간송 선생의 업적은 우리 세대에게 그 자체로 소중한 유산이다. 그와 같은 인물이 없었다면 ‘우리 문화’, ‘우리 민족의 얼’은 지켜지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간송 선생은 1906년 대부호의 아들로 태어나 ‘문화로 나라를 지킨다’는 신념 하에 일제강점기 해외로 흩어지던 우리 미술품을 지켜내는데 평생을 보냈다. 그가 전 재산을 털어 모은 수집품에는 국보 12점, 보물 10점, 서울시 지정문화재 4점 등 문화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뿐만 아니라 삼국시대 불상부터 조선말 서화까지 그 시기가 광범위해 미술사적 가치 역시 높다. 작품의 질 또한 당대의 일급들이다. 간송 선생은 자신이 모은 문화재들을 바탕으로 서울 성북동에 터를 구해 ‘보화각(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 이름 붙이고 수집품을 보관했다. 후에 ‘보화각’은 ‘간송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꿔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으로 개관했다.

이번 간송문화전에서는 이 ‘보화각’에 보관돼있던 간송 선생이 평생에 걸쳐 수집한 진귀한 미술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단원 김홍도의 <구룡연도>와 <고사인물도>, 혜원 신윤복의 <혜원풍속도>를 비롯한 풍속화부터 추사 김정희의 서예와 서화까지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된다. 특히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권>은 길이가 8m 30cm에 달해 기존 간송미술관에 전시하지 못하던 것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신윤복의 <미인도> 역시 간송선생의 소장품으로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표적인 고려청자,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도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작품이다. 이밖에도 563년에 만들어진 <계미명금동삼존불상>, 추사 김정희의 <명선>, <훈민정음해례본> 등 간송미술관의 엄선된 대표 소장품들을 직접 볼 수 있다.

▲ 간송 전형필 선생
간송미술관의 연구원인 탁현규씨는 “42년 간송미술관 역사에서 처음으로 외부 전시를 갖게 됐습니다. 간송미술관 전시는 1971년부터 2013년까지 성북동에서 일 년에 두 차례 5월과 10월, 2주씩, 총 85회 열렸는데, 이번에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6개월 동안 장기전시를 진행해 더 많은 분들이 충분한 기간 동안 다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방문하셔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셨으면 합니다”라며 DDP에서의 간송문화전이 갖는 의의를 밝혔다.

미술품은 한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꽃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꽃인 문화재들을 오늘날에도 기록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감상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간송선생의 평생 수집품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_ 김승환 수습기자 ktaean5445@uos.ac.kr
출처_ 간송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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