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을 논하는 데 있어 예지력을 빼놓을 수 없다. 장남의 군 가혹행위 혐의를 통보 받기 하루 전인 지난달 12일에 남지사가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에는 병장인 아들이 군 폭행의 가해자가 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들을 훈육하는 데에 있어서는 심각한 결함이 있는 그지만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정치계에서 이런 예지력을 가진 것은 그의 특장점이다.

하지만 남 지사의 경쟁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은 물론이고 감수성마저 남다르다. 남 지사가 아들의 폭행 혐의를 국방부로부터 통보받은 것은 지난달 13일이고, 자신의 SNS에 비 내리는 밤 호프에서의 흥취를 자랑하며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강한 면모를 보여준 것은 지난달 15일이다. “분위기 짱~”을 외치며 감수성을 뽐내던 그는 이틀 후 장남의 군 가혹행위가 구설수에 오르자마자 빠르게 기자회견을 열고서 “아들 대신 회초리 맞는 심정”임을 밝혔지만 그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연이은 군 가혹행위 문제로 시끌벅적한 이때에 남 지사 장남의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되자 일각에서는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무쪼록 혐의에 대한 정당한 수사 및 처벌이 이루어져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덧붙여,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말로 또 다시 1승을 올린 퍼거슨 감독에게 심심한 축하의 말을 전한다.

장한빛 기자 hanbitive@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