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다음 날 조심스레 연구실 문을 두드린다. 앉자마자 질문지를 꺼낸다. 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한 점을 30분동안 두서없이 적은 질문지다. 급하게 꺼낸 질문 하나에 교수님께서는 메모를 하신 후 단어 하나 하나에 신경을 써가며 20분 동안 답변을 해주신다. 답변을 들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답변이 충분히 됐소?”라며 물으시는 교수님. 다음 질문을 위해 내려다본 질문지가 부끄러워진다. 인터뷰가 끝나고 교수님은 “신문 나오면 나 하나 보내주나?”라며 웃으신다.
오는 길에 되뇐다. 질문지는 부끄러웠을지언정 기사는 부끄럽지 않게 써야겠다고. 전공이 달라 생소한 책들을 계속 뒤적이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인터뷰 음성 파일을 듣는다. 기사가 벽에 부딪칠 때면 교수님과의 취재 순간을 떠올린다. 그렇게 해서 기사 하나가 나왔다. 기자가 알고 있는 어휘의 양도 문체도 취재 기법도 중요하다. 하지만 인터뷰 도중에 느낀 교수님의 마음가짐을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자의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을 했다. 신문을 보낼 생각에 설렘이 앞선다.
조준형 기자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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