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 기자 활동 후 처음으로 교수님께 취재를 요청하는 메일을 보낸다. 막막한 마음이 앞선다. 교수님들께서 한창 바쁘실 개강주, 게다가 추석과 겹치는 주말이다. 요청에 응하기가 쉽지 않으실 것이다. 긴장된 마음으로 다 쓴 메일을 몇 번이나 읽어본다. 학생이 아니라 ‘서울시립대신문사 조준형 기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보내는 메일이다. 결례를 범한 표현은 없을까 하고 걱정이 된다. 1시간도 되지 않아 답메일이 온다. ‘질문이 쉽지 않아 직접 만나는 것이 효과적일 듯 하네요. 내일이나 다음주 중 늦은 오후라면 잠시 시간을 만들어 보리다.’

바로 다음 날 조심스레 연구실 문을 두드린다. 앉자마자 질문지를 꺼낸다. 바이러스에 대해 궁금한 점을 30분동안 두서없이 적은 질문지다. 급하게 꺼낸 질문 하나에 교수님께서는 메모를 하신 후 단어 하나 하나에 신경을 써가며 20분 동안 답변을 해주신다. 답변을 들으며 생각이 많아진다. “답변이 충분히 됐소?”라며 물으시는 교수님. 다음 질문을 위해 내려다본 질문지가 부끄러워진다. 인터뷰가 끝나고 교수님은 “신문 나오면 나 하나 보내주나?”라며 웃으신다.

오는 길에 되뇐다. 질문지는 부끄러웠을지언정 기사는 부끄럽지 않게 써야겠다고. 전공이 달라 생소한 책들을 계속 뒤적이고 몇 번이나 반복해서 인터뷰 음성 파일을 듣는다. 기사가 벽에 부딪칠 때면 교수님과의 취재 순간을 떠올린다. 그렇게 해서 기사 하나가 나왔다. 기자가 알고 있는 어휘의 양도 문체도 취재 기법도 중요하다. 하지만 인터뷰 도중에 느낀 교수님의 마음가짐을 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자의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을 했다. 신문을 보낼 생각에 설렘이 앞선다.

조준형 기자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