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서울시립대문화상
본심사에 오른 작품들의 전반적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작품들 가운데에서 수상작을 선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심사자는 심사 대상작들이 고등학생들의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고심 끝에 <산수유 이야기>를 최우수작으로, <아폴론의 주머니>를 우수작으로, 그리고 <새 폴더>와 <물의 의미>와 <달동네 이야기>를 가작으로 선정하였다. 이 작품들은 대체로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이나 사물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사연이나 자신의 속내를 담아낸 것들인데, 그 사연이나 속내를 담아내는 미감이나 상상력이 다른 작품들에 비해 탁월하였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산수유 이야기>는 특히 그러하였다.
<산수유 이야기>는 지리산 자락에서 평생 동안 산수유 씨를 벗기면서 생계를 유지해 온 할머니에 대한 공감을 아름답게 담아낸 작품이다. 할머니의 삶을 바라보는 손주의 따뜻한 시선, 지리산 자락의 노을, 산수유 열매의 빨간 색감과 달콤한 향 등이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처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인생을 대하는 시선이나 감각이 너무도 어른스러운 듯해서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지만, 적절한 비약 속에서 말을 아름답게 부리는 솜씨는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하였다.
이번 서울시립대문화상 시 부문 본심 심사자로서, 시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학생을 비롯한 수상자들에게는 축하를, 수상을 하지 못한 많은 친구들에게는 심심한 위로를 건넨다.
심사위원 류순태 교수
관련기사
심사위원 류순태 교수
press@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