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휴학 중인 나는 가끔 학교의 냄새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혼자 영화를 볼 때, 책을 읽고 있을 때 문득 문득 학교다닐 때 자주 다니던 곳들의 냄새가 떠오르는 것이다. 그리움에 잠겨 추억들을 떠올려 보면 2013년 겨울의 일이 하나 떠오른다.

고려대학교에서 시작된 한 학생의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 때문에 떠들썩하던 때 였다.  나는 우리학교에는 대자보가 붙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립대니까. 평소에 선배들에게 시립대는 다른사람들에게 무관심한  학교라고 들었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시립대에도 자보들이 하나 둘씩 붙기 시작했다. 힘들었던 일들,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점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의 사회가 더 나은 곳이 되길 바라는 내용의 대자보들은 수십 개로 늘어났다. 학내의 청소노동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했으면 좋겠다는 글,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수업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글, 학내의 수 많은 이야기들이 모두가 함께하는 학생회관으로 모여 들었다. 서로의 의견을 말하는데 어떠한 거리낌도, 부끄러움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즐거워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이후로 학교에 큰 애정이 생긴다. 나의 공간, 우리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우리가 더 나은 곳으로, 더 다니고 싶은 학교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대자보가 학교에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서로의 의견을 더 잘 듣고,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정민(세무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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