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김성수 교수
“많은 사람들이 창의가 중요하다고들 얘기합니다. 이 책은 창의에 대한 연구자가 일반 독자를 상대로 창의의 문제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쓴 책입니다. 창의를 만드는 네 가지 비법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데, 학생들에게 창의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해줄  듯합니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창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새로움’과 ‘새롭지 않은 새로움’이 그것이다. 전자는 ‘결과물에 대해 누구도 몰랐던 새로움’을 말한다. 저자가 그 예로 들고 있는 것은 DNA가 이중나선구조라는 것을 밝혀낸 사실이다. DNA의 구조가 이중나선이라는 사실은 그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다. 이처럼 아무도 모르는 사실을 밝힌 예는 새로운 새로움에 해당한다. 후자는 ‘알고는 있었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 새로움’이다. 보행자를 위한 에어백이 그 예다. 보행자를 위한 에어백은 교통사고 발생 시에 보행자의 상해를 감소시키기 위해 차량 외부에 설치하는 에어백을 말한다. 보행자를 위한 에어백은 아이디어 자체는 새롭지만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기술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저자는 이 예를 새롭지 않은 새로움이라고 말한다.

두 새로움은 특성이 각각 다르므로 발전시키는 방법 역시 다르다. 새로운 새로움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촘촘한 지식의 구조를 가지는 것이다.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본 뉴턴이 곧바로 만유인력을 생각해낸 것은 아니었다. 뉴턴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분야를 갈고 닦으며 전문성을 획득해온 사람이었다. 새로운 새로움을 발견하기 위해서 뉴턴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수한 노력을 하며 촘촘한 지식의 구조를 갖춰온 것이다.

새롭지 않은 새로움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고착을 인식’하는 것과 ‘인문학적 교양을 기르는 방법’이 있다. 고착을 인식한다는 것의 의미는 다음 내용과 관련이 있다. 인간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한 사고처리과정을 거친다. 대표적인 예가 하향처리과정이다. 이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는 보통 물건을 잃어버리면 모든 곳을 다 찾아보는 게 아니라 가장 오래 머물렀던 장소로 먼저 향하게 되는데 이러한 접근을 하향처리과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고착화된 사고방식은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보는 것을 방해한다. 따라서 새롭지 않은 새로움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와 같은 고착을 타파할 수 있는 여러 퀴즈들을 제시한다.

새롭지 않은 새로움을 만드는 다른 방법은 인문학적 교양을 기르는 것이다. 저자는 “인문학이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고 또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의 답을 제시하는 학문”이라고 말한다. 인문학은 우리에게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재고해볼 것을 요구한다.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것은 사건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 뿐만 아니라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고착화된 사고 과정을 발견하게 해 창의적인 생각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위와 같은 능력을 갖춘 사람이 창의력을 발현 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창의적인 생각을 위해서 “타인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의 창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뛰어난 천재였을지도 모른다. …(중략)… 하지만 수많은 기술자와 디자이너 그리고 또 다른 프로그래머들이 없었다면 아이폰은 절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의 창의란 적게는 수십 명 많게는 수만 명의 노력과 협동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창의적인 새로움을 위해서 독단적으로 내 생각을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인성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책은 새로움이 빛나는 다양한 역사 속 실례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골머리를 앓게 하며 새로움을 연마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도 제공한다. 문제를 풀어나가다 보면 평소에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조준형 기자 no1control@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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