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숙취로 고생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마실 땐 즐겁지만, 다음 날은 무척 고통스러운 것이 술이다.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개 많은 사람들은 숙취로 두통과 메스꺼움을 호소한다. 숙취가 심한 사람은 때때로 복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안 마실 수 있다면 좋겠지만 꼭 마셔야겠다면 숙취를 줄일 요령을 알고 마시는 것은 어떨까? 숙취를 줄이는 방법을 알기에 앞서 ‘숙취’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부터 들여다보자.


술의 주요성분 에탄올

술은 대개 물, 에탄올(CH3CH2OH), 그 밖의 맛을 내기 위한 약간의 첨가물들로 이뤄져 있다. 술을 마시면 취하게 되는 이유는 이 에탄올 때문이다. 에탄올은 중추신경과 대뇌의 제어기능을 억제시켜 사람을 흥분 상태로 만든다. 술의 에탄올 함량을 알고 싶다면 ‘도수’를 확인하면 된다. 도수는 에탄올이 술에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가령 우리가 자주 접하는 소주의 도수는 약 18도 정도인데 이는 에탄올이 18%만큼 포함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탄올의 변화 과정

술을 마시게 되면 간은 ‘알코올 탈수소효소(ADH)’를 생성한다. 이 효소는 에탄올을 분해하여 ‘아세트알데하이드(CH3CHO)’를 생성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에탄올보다 독성이 강한 물질로 얼굴을 붉게 만들고 구토, 두통을 유발한다. 간은 이러한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하기 위해 또 다른 효소인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ALDH)’를 생성한다. 이 효소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무해한 물질인 아세트산(CH3COOH)으로 산화시킨다. 간혹 오래된 술에서 신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술이 산화돼 아세트산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에탄올이 몸에서 분해되는 과정을 나타낸 분자구조식

우리가 취하거나 숙취를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 에탄올의 변화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람마다 효소의 능력이 다르다. 술을 마셔도 잘 취하지 않고 숙취도 오래 가지 않는 사람은 체내에 두 종류의 효소가 활발히 작용해 에탄올을 효과적으로 분해했기 때문이다. 반면 효소의 활성이 떨어지는 체질을 지니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이 경우 효소가 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해 잔여 에탄올과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몸에 축적된다. 결국 조금만 술을 마셔도 쉽게 취하고 숙취도 오래 남는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술은 마시면 늘어난다’는 것 역시 이러한 효소의 작용이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우리 몸은 이에 대비하여 효소의 생산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효소가 생성되지 않는 체질을 지니고 있는 사람도 있다. 한국인의 약 25% 정도가 이러한 체질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체질을 지닌 사람들에게 술은 매우 치명적인 독성 물질이다.
아세트알데하이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숙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체내에 남아있는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분해해줘야 한다. 유산균의 일종인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아세트알데하이드의 분해에 매우 효과적이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가 함유된 유산균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숙취 해소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알코올 분해 효소가 있는 체질인지 없는 체질인지를 알아두는 것이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없는 사람은 소량의 술만으로도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체질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약국, 보건소에서 구할 수 있는 ‘알코올 유전자 테스트 패치’를 이용하는 것이다. 만약 테스트 패치가 붉게 변한다면 알코올에 매우 취약한 체질을 지닌 것이다. 


김태현 기자 taehyeon119@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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