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니까 알 수 있는 사실들이 있다. 강의실 안 학생에서 벗어나 서울시립대신문사 기자니까 찾아가서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에겐 대학본부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교수님들, 학생들이 그러했다. 주로 인터뷰를 통해 새로운 얘기들을 접하게 된다.

어떤 아이템으로 기사를 쓸지 정해지면 대개 그 사안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을 찾아간다. 그 분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야 관련 내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때로는 대학본부로 혹은 교수님 연구실로 직접 방문해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럴 때마다 혹시 놓치게 되는 말이 없을까 우려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래서 빨간색 녹음 버튼을 누른다. 녹음을 믿고 마음 놓고 질문을 한다. 녹음이 없었다면 받아 적기 힘들었을 손도 한시름 놓는다. 인터뷰가 끝나야 비로소 검정색 정지 버튼을 누른다. 인터뷰가 끝나고 드디어 기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명확해진다. 재생, 정지, 재생, 정지……. 기사를 쓰려고 다시 녹음파일을 열어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기사를 완성한다.

인터뷰이의 말들은 큰따옴표 속으로 들어가 기사 내 이곳저곳 흩어져 있다. 마지막까지도 이 기사에 인터뷰이의 의도가 잘 드러났을지, 내가 왜곡한 점은 없을지 걱정이 된다. 인터뷰가 들어가는 부분의 맥락이 부정적이거나 전체적인 기사 내용이 인터뷰이 측을 비판할 때가 가장 신경이 쓰이곤 한다. 실리지 못 하거나 ‘오프 더 레코드’에 그칠 수밖에 없는 내용들도 제법 안타깝다.

신문이 발행되면 기사의 내용은 마침내 내 손을 떠나버리게 된다. 그리고 곧 다음 신문을 위해 새로운 인터뷰를 하러 가는 순간이 찾아오면 정지된 옛 음성파일들을 뒤로 한 채, 다시 빨간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이다.


조예진 기자 yi95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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