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구입하면 제일 먼저 설치하는 어플리케이션이 아마 ‘카카오톡’일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카카오톡을 하려고 스마트폰을 구입한다고 합니다. 카카오톡을 이용하면 우리는 문자를 주고받을 때와는 달리 글자 수에 제한 없이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때로는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하기도 하며 사진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여러 명이 모여 단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카카오톡은 실생활에서 많이 이용됩니다. 그러다 보니 대화창에는 사적인 대화들이 고스란히 담기게 됩니다.

그러나 카카오톡 사용자들은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입니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이 검찰의 모니터링 대상이 됐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지난 1일 검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를 수사하며 카카오톡 대화록을 모니터링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정진우 부대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다 청와대 진입을 시도해 집시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검찰이 확인한 카카오톡 대화록에는 3,000명의 정보가 담겨있었습니다. 혐의와 관련 없는 사람들도 여기에는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은 결국 개인정보가 보호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텔레그램’이라는 메신저 서비스로 ‘사이버 망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텔레그램 창립자인 파벨 두로프는 ‘브콘탁테’라는 러시아의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표였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두로프에게 반정부 인사들의 개인정보를 요구했지만 그는 요청을 거부하고 끝내 독일로 망명했습니다. 이후 두로프는 텔레그램을 창업했습니다. 그의 개인사가 맞물려 텔레그램은 일약 정보 보호의 최고 메신저 서비스로 각광을 받게 됩니다. 실제 텔레그램은 보안 기능에 큰 주안점을 뒀습니다. 텔레그램 측은 서버 암호를 푸는 사람에게 상금 2억원까지 내걸었습니다. 놀랍게도 아직까지 암호를 푼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음카카오 측은 앞으로 새로운 프라이버시 기능을 도입하고, 대화내용 저장 기간을 2~3일로 대폭 축소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사람들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날이 갈수록 텔레그램의 인기는 계속 됐고,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순위가 1위로 올라갔습니다. 2011년에도 개인정보 과다 수집 논란, 카카오톡 감옥(단체 채팅방에서 나갈 수 없도록 끊임없이 초대하는 것)까지 적잖은 논란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카카오톡 자체를 떠나겠다는 움직임은 없었기에 이번 사태는 더욱 심각해 보입니다. 이제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다는 카카오톡, 과연 마음 떠난 사용자들이 돌아올지는 의문입니다.


조예진 기자 yj951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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