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당연하다는 듯 “안녕하세요, 서울시립대 신문사 김승환 기자입니다”라며 나를 소개하게 됐다.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취재할 때가 아니더라도 종종 나는 나를 ‘기자’라고 말한다.

처음 ‘김승환 기자’라고 불릴 땐 소름이 다 돋았다. 간혹 취재처에서 ‘기자님’이라고 일컬어질 때는 민망한 기분마저 들었다. 나는  뛰어난 글재주도 언변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비교적 서술하기 쉬운 주제를 만났을 때, 단순하고 수월한 인터뷰를 맡은 때에 그나마 기사라고 할 만한 글을 내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짧고 허접한 글이라도 이것이 ‘기사’라는 명찰을 달고 나가니, 내 손으로 빚은 것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그런 생각이 든 이후로는 얼굴에 철판을 깔고, 나를 ‘기자’라며 스스로 소개하기 시작했다.

5월에 처음 글 쓰는 일을 시작했고, 어느덧 두 학기가 지나 저번 호부터는 탑 기사를 쓰게 됐다. 좋아하는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어 좋았다. 내가 쓴 글을 읽어주고 기억하는 사람이 있어 즐거웠다. 비중이 많은 글을 쓰면서 교내 라디오에도 한 번 출연했다. 질 좋은 기사를 뽑아내지 못함에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그래서 요샌 ‘기자’라고 명명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내가 땀 흘려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그 명칭이 지금은 절실하다 못해 애틋하다. 가끔 글을 너무 형편없이 쓸 때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승환 기자입니다” 하고 소리 내어 말해보곤 한다. 그 짧은 소개말이 이제는 내가 펜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안녕하세요. 김승환 기자입니다.”
 

김승환 기자
ktaean544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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