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코레일 노조 파업 때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유행처럼 퍼졌다. 우리학교 역시 한동안 대자보 물결이 일었다. 필자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어 무척 흥미로웠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게시판에는 광고 전단만이 나붙어 있을 뿐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은 대자보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학생들 간의 의견 공유는 광장을 비롯한 인터넷에서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 혹은 각자 살 길 바쁜 개인주의의 시대에 굳이 이러한 문화가 필요하겠냐고 물으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인터넷이 개방성을 갖췄다 하더라도 학생게시판에 비하면 노출 정도는 그리 높지 않다. 또한 같은 공동체 내에서 자신의 철학과 의견을 공유하는 것은 글을 쓴 본인과 읽는 이들에게 뜻 깊은 경험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말하는 ‘학교가 너무 조용한 것 같다’라는 자조적 불만을 해결할 작은 불씨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대자보 쓰기가 무서울 수 있다. 대자보에는 정치, 사회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만 같고, 실제로 그래왔다. 한편으로는 미숙한 글 실력으로 비웃음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걱정으로 묻어두기에는 학생게시판의 텅 빈 공간이 아쉽다. 광고 전단이 장악한 이곳에 ‘뻘글’이라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 공간이 우리 대학생들의 이야기 터가 됐으면 좋겠다. 고시 준비를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도 있겠고,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말하며 서로 힘내자는 위로를 건네보기도 하면서.

한옥규(경영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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