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이 운영하는 서울시민대학(이하 시민대학)을 앞으로는 서울시가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민대학을 이관해 새로운 동부권 시민대학을 세우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서울시, 시민대학 직접 운영하겠다

시민대학 이관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평생교육을 확대시키겠다는 공약 아래 계획됐다. 시민대학 이부영(환경원예학과 교수)학장은 “박원순 시장은 평생교육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대학을 운영하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시민대학을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서울시에 권역별로 시민대학을 만드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시민대학이 이관돼 동부권 시민대학으로 통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대학이 이관되면 서울시 평생교육과에서 시민대학을 운영하게 된다.

서울시 평생교육과 담당자는 “서울시립대 외에도 다른 곳들에서 유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통합적으로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돼 이러한 논의를 하게 됐다. 내년부터 서울시립대, 시민대학 측과 이관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대학을 이관하는 것은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지만 1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실제로 조직개편이 집행되는 것은 내후년 1월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시민대학, 운영에도 어려움 있어”

우리대학이 시민대학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이관 이유로 작용했다. 이부영 학장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우리대학이 시민대학을 운영하는데 있어 시민대학 전용 건물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시민대학은 대부분의 강의가 서울시설공단에 위치한 청계천 분교에서 이뤄지며 일부 강의만이 우리대학 강의실을 빌려서 진행되고 있다. 이 학장은 “청계천 분교의 경우 임차료를 내고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시민대학을 운영하는 비용 중 상당 부분이 임차료로 쓰이고 있다. 독립적인 건물을 갖고 있다면 쓰이지 않아도 되는 돈이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청계천 분교의 경우 지하철 역과의 접근성이 좋지 못해 수강생이 적은 것도 아쉬운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학장은 “서울시와 시의회에서 시민대학에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와 같은 운영방식, 학점은행제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설비나 시설 등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우리대학이 자체적으로 이를 실현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시민대학에 대해 기대하는 점들을 우리대학이 충족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시민대학에 대한 우리대학 교수들의 참여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장은 “시민대학 강사에 대한 처우가 좋지 못하다 보니 교수들의 시민대학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시민대학에서는 70여 개의 강좌가 운영되고 있지만 우리대학 교수들이 진행하는 강의는 이번 학기의 경우 약 10여 개, 참여교수의 수도 20명 정도에 불과하다.


“시민대학 이관, 많은 교수들 우려”

하지만 학내에는 시민대학 이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교수회 정병호(법학전문대학원 교수)회장은 “우리대학은 서울시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대학이다. 따라서 우리대학은 서울시와 시민들에게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시민들에게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시민대학이다. 시민대학의 운영주체가 서울시로 넘어가게 되면 우리대학 자체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이어 정 회장은 “많은 교수들이 시민대학 이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시민대학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면 시민대학을 서울시로 넘기는 것보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학내의 부정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이부영 학장은 시민대학이 이관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학장은 “시민대학 이관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과 수강 시민들의 우려를 서울시 측에 전달했으나, 민선6기 공약에 맞춰 시민대학을 서울시에서 확대·직영하겠다는 시의 방침에는 변함이 없었다. 우리대학에서는 시민대학 대신 시민에 대한 봉사를 위해 조기퇴직자들의 교육연구지원을 위한 ‘50+센터’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평생교육원의 설립 운영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일반적인 평생교육에서 더 나아가 직업훈련과정, 전문기술 등을 배울 수 있는 주민을 위한 2년제 대학.

유예지 기자 yy0237@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