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우리대학 기자들은 크게 세 가지 양상을 띤다. 리포터 다이어리 쓰는 것을 즐기는 기자, 꺼리는 기자, 크게 개의치 않는 기자. 그런데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이 구분은 지면 선호도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우리 신문에서 기자가 주로 담당해야 하는 면은 보도, 사회, 학술, 여론, 문화지면이다. 각 지면의 성격이 다르므로 실리는 기사 역시 성격이 다르다. 보도, 사회지면에 실리는 기사의 경우 명확한 문제의식과 정확한 사실관계 여부가 중요하다. 반면 교양지면에 실리는 영화다방이나 전시기사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교양지면의 기사들은 기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기사가 나온다. 같은 영화를 보거나 같은 전시를 다녀와도 기자마다 기사가 다르다. 학술지면도 마찬가지다. 학술지면 역시 기자의 배경지식과 해당 주제의 관심도에 따라 주제선정이 다르고 기사가 다르다.

나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는 시점은 이 부분이다. 리포터 다이어리 쓰는 것을 즐기는 기자는 교양이나 학술지면의 기사를 선호한다. 반면 리포터 다이어리 쓰는 것을 꺼리는 기자는 보도나 사회지면의 기사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 리포터 다이어리 쓰는 것을 개의치 않는 기자는 다양한 지면의 기사를 골고루 쓰는 것 같다. 기자의 이런 생각에 동료 기자 역시 “확실히 그런 경향이 있다”며 동의했다.

나는 특히 그런 경향이 심하다. 이번 학기에 내가 쓴 기사를 돌이켜보니 학술지면 3개, 교양지면 4개, 문화지면 2개, 사회지면 1개, 보도지면 1개다. 기사의 질을 떠나 ‘다양한 곳에 귀를 기울인’ 기자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나 역시 어떤 지면이든 개의치 않는 기자가 돼야겠다고 생각한다.

조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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