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거 아니잖아. 그냥 공감해달라고. 그게 어려워?’ 나는 종종 주변인들에게 이렇게 요구하기도 요구받기도 한다. 이 말에는 공감은 쉬운 일이고 나는 공감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렇지만 이 말만큼 이기적인 말은 없는 것 같다. 이런 말을 하는 나는 내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는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나는 공감이라는 명분하에 실수를 해왔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내가 겪었던 문제와 같은 것으로 취급하곤 했다. 그런 후에 ‘유경험자’의 입장에서 가르치는 듯한 태도로 해결책을 제시했다. 물론 이런 공감에도 ‘거짓 공감’의 요소는 있다. 그렇지만 이런 거짓 공감은 ‘공감능력 있는 나’라는 자아상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런 식의 공감을 들은 상대방은 그 공감 밑바닥의 불순한 의도를 어렴풋이 느끼고 찝찝하다고 말했었다. 상대방이 내가 제시한 해결책을 귀담아 듣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나는 이렇게 공감에 무지해 실수를 저질렀고 다른 사람과 다툰 적도 많다. 그렇다고 지금은 공감에 대해 잘 알게 됐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 실수를 깨닫고 공감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앞으로는 인간관계의 핵심인 공감에 대해 더 알아가려고 노력할 것 같다.

이렇게 공감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이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다. 관계에서 오는 행복을 원한다면 자신이 공감에 대해 오해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 아닐까.

송동한(영어영문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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