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하다 보면 다양한 형태의 성격테스트를 빈번히 접하게 된다. 이는 자신의 성격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알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컬러풀>은 자신의 성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다.

영화는 죄를 짓고 죽은 한 사람의 영혼이 마코토의 몸속으로 들어가며 시작된다. 마코토는 자살시도에 실패해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중학생이다. 천사는 마코토의 몸속으로 들어간 영혼에게 ‘환생을 위해서는 마코토의 몸에 머무르는 6개월의 ‘홈스테이’ 기간을 잘 견뎌내야 한다’고 말한다.

영혼이 살게 되는 삶은 정상적인 중학교 3학년 남자아이의 삶과는 거리가 있다. 학급 성적은 꼴찌에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 가정생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무능력한 아빠, 댄스 학원 선생과 불륜관계에 있는 엄마, 가족을 경멸하는 형까지. 영혼은 마코토의 몸 안에서 살아야 하는 홈스테이 기간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사오토메와의 교제 이후 영혼이 홈스테이를 바라보는 방식은 변하기 시작한다. 꼴찌에서 두 번째의 성적을 가진 사오토메의 취미는 사라진 전철의 선로를 따라 걷는 것이다. 두 사람은 긴 선로를 함께 걸으며 시간과 감정을 공유한다. 영혼은 ‘함께 걸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시릴 정도로 행복한 일’이라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타인의 소중함을 깨달은 영혼은 마코토의 몸 안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사오토메와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아빠와 함께 주말 낚시를 떠난다.

영혼이 홈스테이 기간을 잘 견뎌내기 위해 고민했던 문제는 ‘나는 누구인가?’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직업을 갖길 원한다. 좋아할 만한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기 위해 자신의 취향을 알길 원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활발하고 사교적이었던 사람이 어느 날엔 집 안에만 틀어박히길 원하고 내성적이었던 사람이 매일같이 즐겨듣던 음악에 넌더리가 나기도 한다. 그 순간 우리는 심각한 혼란에 빠진다.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영혼은 홈스테이의 많은 시간을 미술부에서 보냈다. 영혼의 취미는 도화지 안에 자신의 세계를 그려내는 것이었다. 영혼은 사오토메를 만나며 혼란을 느꼈다. 사오토메의 취미인 사라진 전철의 철로를 걷는 일과 탁구는 자신의 취미와는 맞지 않는 외향적인 활동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새 사오토메의 취미를 즐기는 자신을 보며 영혼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에 가까워진다. 홈스테이 기간이 끝나기 하루 전, 영혼은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나는 어떤 게 나의 색인지 몰라서 혼란스러웠어. 하지만 인간은 여러 가지 색을 가지고 있어. 예쁜 색도, 더러운 색도. 그게 정말 너무나도 보통인 인간인거야. 영혼의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얘기인 동시에 영화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또한 자신의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위안이기도 하다.

영화의 제목이 <컬러풀>인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가시는지. 마침내 홈스테이 기간이 끝나고 영혼이 마코토의 몸을 떠나야 하는 순간이 온다. 결말이 궁금하신 분들은 <컬러풀>에서 직접 확인해보시길.

조준형 기자 no1control@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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