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

▲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포스터
린다 매카트니. 폴 매카트니의 아내로서가 아닌 사진작가로서의 그녀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그녀는 「롤링 스톤(Rolling Stone)」이라는 음악잡지의 커버에 사진을 실은 최초의 여성 사진작가이다.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에서는 세기의 뮤지션들을 찍은 사진과 그녀의 가족 일상을 담은 사진 등 그녀의 대표적인 작품 20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그녀의 사진을 감상하기 위해 대림미술관이 위치한 서촌으로 향했다. 가을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고즈넉한 경복궁의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덧 좁은 골목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에 다다랐다. 미술관 안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입구에는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이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 린다의 사진을 감상하고 있는 관람객
사진은 사진작가가 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시각을 대변한다. 마찬가지로 린다의 사진도 그녀를 나타내는 통로 역할을 한다. 그녀의 사진은 그녀의 소중한 순간들을 담고 있다. 그녀는 가족 그리고 사회가 갖는 자연스러움과 평범함을 소중히 여겼다. 수많은 사진 속에 자식들과 남편을 담은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2층에 오르자마자,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 사진은 <Paul and Linda, London>이라는 작품이다. 폴 매카트니가 린다 매카트니를 뒤에서 안고 있는 사진이다. 폴과 린다가 연애를 시작하기 전 린다는 이미 아이를 둔 ‘싱글맘’이었다. 그러나 폴은 린다가 싱글맘이라는 사실에 전혀 개의치 않았고 2년의 연애 끝에 둘은 결혼했다. <Paul and Linda, London>에서 폴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린다의 시선과 카메라를 응시하는 폴의 눈은 둘의 뜨거운 러브스토리를 연상시킨다.

3층으로 올라가면 그녀가 사회를 바라보던 고유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찡그린 도시 노동자의 얼굴, 자전거를 탄 여인들, 그녀를 찍는 팬들 등 그녀는 사진을 통해 자칫 그냥 지나쳐 버릴 수도 있는 순간들을 담았다. 발걸음을 윗층으로 계속해 옮기다 보면 1960년대 유명 예술가들의 여러 사진을 둘러볼 수 있다. 비틀즈 멤버의 모습들을 비롯해 지미 핸드릭스, 짐 모리슨, 에릭 클랩튼 등 유명인들을 찍은 사진들이 수없이 많다. 그녀가 찍은 유명인의 사진은 눈길을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다. 마치 가족을 찍듯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명인을 사진에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사진은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보는 이에게 울림을 준다. 이는 그녀가 진실된 태도로 사진에 임했기 때문이리라. “좋은 사진이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멈추어 서서 바라보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전은 따뜻한 위로가 돼줄 것이다. 그리고 그 위로 속에서 어쩌면 삶이 주는 특별함과 소중함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겠다.

 

글·사진_ 김승환 기자
ktaean544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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