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성탄절, 한 포털사이트에 색다른 검색어가 등장했다. 으레 등장하던 화이트 크리스마스 대신 ‘옐로우 크리스마스’가 검색순위에 오른 것이다. 이유는 미세먼지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농도의 두 배 수준을 넘어서 서울상공을 노랗게 뒤덮었다. 뉴스들은 성탄절에 실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다. 올해 역시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미세먼지란 무엇이고, 어디서 오는걸까?

어느 순간부터 귀에 익숙해진 미세먼지. 그런데 미세먼지의 정확한 정의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미세먼지를 정의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먼지의 지름이다. 통상적으로 미세먼지는 입자의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1㎛는 1000분의 1㎜) 이하인 먼지를 지칭한다. 미세먼지를 영어로는 PM(Particulate Matter)이라고 한다. 미세먼지 예보에 나오는 PM10, PM2.5는 각각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와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라는 의미를 갖는다. 미세먼지 입자의 지름이 작을수록 몸 깊숙이 침투하기 때문에 더 해롭다고 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그 크기에 따라 발생 원인이 다르다.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은 초미세먼지 PM2.5의 경우 주로 자동차 배출가스나 담배연기 그리고 화석연료의 사용에서 나타나는 부산물들이 주를 이룬다. 이는 대부분 인위적인 오염물질이다. PM10 역시 자동차의 배출가스나 석탄연료 사용 등 인위적 오염물질이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외에도 PM10은 꽃가루나 황사 등 자연적 오염물질이 30%를 차지한다. 황사와 미세먼지를 구분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황사는 자연에서 발생한 비교적 입자가 큰 미세먼지라 할 수 있다.

겨울철이 되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중국의 대기 중에 산재해 있는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겨울철에 부는 북서계절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넘어오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은 빠른 산업화로 인해 교통량이 증가하고 기하급수적으로 공장이 건설되고 있다. 게다가 겨울철에는 난방을 목적으로 한 석탄연료 사용이 급증해 미세먼지가 증가한다. 2014년 1월 초 베이징의 미세먼지농도는 ㎥당 993㎍으로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권고기준인 ㎥당 25㎍의 40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했다.

 
미세먼지의 영향과 대책

정확한 메커니즘이 규명되진 않았지만 미세먼지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는 매우 많다. 이화여대 병원에서 임산부 1천 500명을 4년 동안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의 농도가 10㎍/㎥ 증가할 경우 기형아를 출산할 확률이 최대 16%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10㎍/㎥ 증가함에 따라 폐암 발생률이 22%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안구건조증 역시 미세먼지를 포함한 스모그가 발생하는 기간 동안 최고 40%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노약자나 심혈관질환자, 호흡기 질환자들이 불편을 호소한다는 사례가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환경부는 미세먼지에 대한 대비책으로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세먼지의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물질들의 배출 허용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오염물질을 대량 방출하는 낡은 차량을 폐차하고 CNG(천연가스)차량과 전기차량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동아시아 각 나라들이 연계해 미세먼지를 줄이려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지난 11일에 열린 ‘제11차 한·중·일 환경과학원장 회의’에서 미세먼지에 대한 공동연구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결정은 이러한 흐름 중 하나다.


조준형 기자 no1control@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