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해서 졸업하기 전까지 꼭 배워야 할 것이 있다. 교양부터 전공까지 또 진로와 취업준비까지 배울 것들이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내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야 할 이유를 아는 것’이고, 또 하나는 ‘내가 죽을 만큼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다. 이 둘을 알고 찾는 것이 대학에서의 가장 큰 배움이고 깨우침이 될 것이다.

내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야 할 이유를 안다는 것은 나의 고유함과 나만의 가치를 아는 것이다. 자존감을 갖는 것이다. 비록 올A를 받지 못했고 장학금까지 놓쳤다 해도, 과 톱을 한 친구보다 더 탁월한 나의 재능과 강점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은 넓고 깊다. 사람들도 저마다 같지 않고 다종다양하다. 그렇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 세상에 나와 똑 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에도 없고, 또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유일한 존재인 내가 왜 이 지구별에 오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찾아가는 여정이 어쩌면 인생일지 모른다. 아직 충분히 알지 못해도, 적어도 내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야 할 이유라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나의 특별함을 찾아봐라. 나만의 독특한 매력과 차별성을 발견해라. 나의 정체성을 찾고 계속 살아야 할 존재이유를 아는 것, 그것이 대학에서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다.

두 번째는 죽을 만큼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다. 스펙을 쌓기 전에, 취업할 회사나 부서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야 한다. 뭐든 시키는 대로 하며 인생을 살 것인가? 일주일 가운데 닷새는 돈 버는 기계로 살고 이틀만 인간으로 살 것인가? 취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창업을 할 것인가? 목표가 정해져야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구체화하고 좁힐 수 있다. 목표를 정하지 않은 채 “뭐든 걸리는 게 있겠지” 하면서 사방에 총질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며 시간과 에너지를 분산시키면서 허둥대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물어보라.

전공을 공부하고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면서 평생 내가 하고픈 일을 찾을 수 있어야 비로소 대학에 온 보람이 있다. 그냥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 아니고, 그걸 하다가 죽어도 좋을 만큼 꼭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어야 대학생이라 불릴만하다.

겨울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계절이다. 나를 만나고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나의 가치를 발견해보자. 내가 계속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아보자. 또 나보다 한발 먼저 내가 가고픈 길을 걷고 있는 선배들을 만나자. 2년 뒤 또는 3년 뒤 내가 가있고 싶은 자리에 이미 와있는 나의 롤모델을 찾자. 찾거든 직접 만나 물어보자. 어찌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지금 행복한지, 앞으로의 꿈은 또 무엇인지를. 하나 더 할 일이 있다. 내가 나서서 해주기를 바라는 세상과 사람들의 요구에도 귀 기울여보자. 나를 부르는 간절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면 가슴이 뜨거워질 것이다. 기왕 대학에 왔으니, 내가 죽지 않고 계속 살아야 할 이유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죽을 만큼 하고 싶은 일만큼은 꼭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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