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사회가 항상 잘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올해도 결국 총학생회에서 잡음이 터져나왔다. 모름지기 공동체에 어려움이 닥치면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텐데, 머리를 맞대며 의견을 모으는 자리인 ‘전체학생총회’가 우리대학에서는 성사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학생사회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입학 이래 학생총회가 성사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니, 단 한번 있었다. ‘무알콜 대동제’의 안건이 논의된 13년도 1학기 총회였다. 하지만 그마저도 반 쪽짜리였다. 무알콜 대동제는 가장 먼저 논의된 사안이었는데 이것이 부결되자마자 학생총회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썰물 빠지듯 빠져나갔다. 나머지 안건들은 정족수 부족으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이후의 학생총회도 마찬가지였다. 학생총회가 성사되기 위한 정족수는 900여 명이지만 참가하는 학생들은 정말 많아야 200여 명에 불과했다.

학생들의 무관심 때문에 학생사회는 정체되고 있다. 대의원회의 측은 총학생회장이 휴학을 할 수 있도록 학생회칙을 개정하고자 했지만 해당 안건이 나온 학생총회는 ‘단 한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총학생회장의 탄핵에 동의한다고 나선 500여명의 학생들도 임시학생총회에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대학 학생들에게는 학생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보다 조별 과제 후 먹을 저녁 메뉴가, 혹은 수업 끝난 뒤 치는 당구 한 게임이 더 소중한 듯하다.

분명 학생자치는 학생 모두의 일이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학생들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문제가 터지면 욕하기에만 급급하다. 어딘가 문제가 생긴 학생사회를 욕하고 있는 당신, 과연 무엇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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