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이 과보호되고 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이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같은 업무, 다른 월급’ 등 차별 문제가 정규직 과보호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규직을 유연화시키겠다 말했다. 말이 좋아 유연화지 쉽게 뽑고 쉽게 자르겠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배려하는 마음이 어찌나 대단한지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정규직을 없애버리겠다는 창의력에 실로 창조경제의 위대함을 체감하게 된다.

취업준비생들의 간절함을 악용해 적은 임금으로 이용하는 고용주들을 징계하기는커녕 문제를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은 그의 진단에 탄식 섞인 한숨만 나올 뿐이다. 결국 모두가 ‘어느 날 별 이유 없이 직장에서 잘리는 것은 아닐까’,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에 떨게 됐다. 이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그는 의도가 왜곡됐다며 성급하게 꼬리를 내렸다. 그럼에도 비정규직 양산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경제부총리라는 요직에 있는 만큼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국회의원이자 부총리로서의 임기가 끝나면 그도 직장을 잃는 처지다. 4년 계약직이 어찌나 만족스러우셨는지 모두가 비정규직이 되길 바라는 총리님에게 연세대 학생의 대자보를 빌려 이 말을 전한다. “아저씨, 이러시면 곤란해요”

장한빛 기자 hanbitive@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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