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문화 이슈를 둘러싼 쟁점을 서울시립대 신문기자 두 명이 탈탈 털어드립니다.

 
지난해 12월 1일 자로 지상파 방송국 MBC, SBS와 종합편성채널 TV조선, jtbc, 채널A, MBN, 여기에  tvN, 채널CGV 등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다수 소유하고 있는 CJ E&M까지 총 일곱 곳의 국내 유튜브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제 국내 방송사의 조각 영상을 보기 위해선 네이버 tv캐스트, 다음 tv팟 등 국내 포털이나, pooq 등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방송국 채널들의 유튜브 국내 서비스 종료, 과연 좋은 선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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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이하 김): MBC나 SBS에서 공식적으로 게시한 영상은 이제 유튜브에서 아예 검색되질 않더라.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이름을 검색하면 예전엔 방송국 클립이 나왔지만 지금은 대체로 팬들이 따로 편집해 둔 영상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팬들이 게시한 영상의 화질이 아쉽다거나 저작권 문제가 걸려 원하는 부분을 보지 못하는 수준도 아니다. 게다가 국내 서비스만 종료된 것이라 IP주소만 우회해도 이 규제는 쉽게 무너진다. 국내 IP 접속만 차단한다는 것 때문에 국내 시청자만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존재하기도 한다.


광고에 휘둘려 홀로 설 방법 잃은 방송시장

장한빛 기자 (이하 장): 애초에 방송국에서 유튜브 서비스를 중단하려고 했을 때는 다운로드와 관련한 저작권 위반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기보다 광고비 수입이 더 주요하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미 페이스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조각 영상이 확산되는 환경에서는 방송광고나 콘텐츠 이용료에서 오는 수익보다는 유튜브 등 온라인 광고에서 오는 수익이 크지 않았을까. 실제로 방송광고 매출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국은 이에 대비해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시장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일뿐 결론적으로는 광고 수익에 상당부분 기대고 있다.

김: 맞다. 이런 환경에서 방송채널들이 유튜브 서비스를 중단한 결정적인 이유는 국내 포털에서 제시한 광고 수익의 90%를 주겠다는 조건이 기존 유튜브의 40% 조건보다 유리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내 포털 서비스가 초창기다보니 90%라는 나름 파격적인 조건이 가능하지만 서비스가 차츰 안정화되고 접속량이 기존의 국내 유튜브 시장과 비슷한 수준이 되면 수익 분배에 대해서 다시 협상하게 되지 않겠나. 언제고 90%를 보장해줄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네이버나 다음으로서는 자신들의 동영상 UCC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다보니 이런 파격적 제안이 가능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방송국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지는 의문이다.


국내산 플랫폼, 유튜브 밀어낼 수 있을까

장: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는 게 바로 그 부분이다. 실제로 국내 포털의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유튜브 사용자보다 턱없이 적다. 차차 나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편리성이나 접근성에서 유튜브를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유튜브는 전 세계를 소비자로 하는 거대한 플랫폼이다. 네이버 tv캐스트 등의 국내 서비스가 기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친숙한 사용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하더라도 안드로이드 핸드폰이라면 기본 어플리케이션으로 깔려있는 유튜브만 하겠나. 게다가 국내 포털에서 고화질의 영상을 보려면 어김없이 Active X를 깔아야 한다. 정말 지긋지긋하다.

김: 네이버 tv캐스트의 경우 아이폰에는 앱도 설치할 수 없더라. 영상을 보기 위해 브라우저로 네이버에 접속해도 tv캐스트 버튼을 찾기는 쉽지 않다. 메인에서 몇 단계를 거쳐야 tv캐스트 화면이 나오는데 그렇게 애써 들어가도 화질이나 영상 최대 재생시간이 유튜브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심지어 기본적으로 10초나 더 긴 광고 길이까지 무엇 하나 사용자에게 편한 것이 없다는 느낌이다. 이건 초기화면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유튜브의 경우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영상을 분석해서 제공해주고 광고 역시 타겟에 맞게 제공하지만 네이버나 다음 메인의 경우 조회수가 높고 화제가 된 영상들이 주를 이룬다. 방송사 영상이 대부분이다 보니 다양한 영상을 접하고 싶은 사용자들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은 아니다.

장: 유튜브가 성공한 이유는 영상에 대한 피드백을 영상으로 제공하고, 2차 가공할 수 있으며, 모두가 영상의 제작자가 될 수 있도록 개방적인 플랫폼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다음의 경우 개인방송 중계가 가능해 네이버보다 조금 더 상황이 나은 편이긴 하지만 UCC 컨텐츠를 다 아우르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문화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꾸준한 피드백을 통해서 발전한다. 과연 국내 소비자를 차별적이고 불편한 플랫폼에 가둬 놓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 지금의 국내 플랫폼은 국내 방송을 보기 위해 마지못해 선택하는 존재다. 방송국과 국내 플랫폼이 장기적으로 공생하고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웹드라마 개발처럼 네이버와 다음에서만 누릴 수 있는 독점적 콘텐츠 제작 등의 유입 요인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정리_ 장한빛 기자 hanbitive@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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