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조기술 수업 중 손베틀을 실습하고 있는 성대골 마을 학교
동작구 상도 3, 4동 성대시장 일대. 이곳은 ‘에너지 자립마을 성대골’이라 불리기도 한다. 마을 공동체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10월, 공동육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성대골 어린이 도서관’이 개관된 이후부터다. 그러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터지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다음해 9월 서울시의 에너지 자립 시범마을로 뽑히게 됐다. 에너지 절약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성대골 마을을 직접 방문해 봤다.

성대시장이 시작되는 골목에 다다르자 엄청난 인파와 언덕 위까지 빽빽하게 차있는 주택과 상점들이 보였다. 도시 한 가운데 있다는 사실이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분식집에 들렀다. 어묵을 한 입 베어 물려는 찰나 기자의 눈에 들어온 건 가게 문 앞에 붙어있던 ‘착한가게’라는 표지였다. 주인아주머니는 “절전하는 가게를 대상으로 보건소에서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눈을 돌리자 형광등 네 개에 절반만 불이 들어와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착한가게 캠페인은 성대골 마을에서 상점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에너지 운동이었다.

교회 뒤 건물 2층에 위치한 ‘성대골 마을학교’ 교실 문을 열자 화목난로의 따뜻함이 밀려왔다. 성대골 마을학교 최경희 대표도 바쁜 일손을 멈추고 기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최대표는 “오늘은 에너지 기후 강사 심화과정이 진행될 것이며 커리큘럼을 완료한 사람에게는 에너지·기후강사 수료증이 발급 된다”고 전했다. 이날 강의 주제는 직조기술이었다. 강의를 맡은 작은손 적정기술협동조합 교육기획팀 조혜경 강사는 “에너지 전환운동은 의식주의 전환에서부터 시작된다. 오늘은 의(衣)의 자립에 대해 배울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공동체가 성장하는데 중추 역할을 해왔던 ‘마을닷살림 협동조합’ 대표인 김소영 씨는 “성대골 마을은 무엇보다도 서울시가 설계한 방향대로만이 아닌 우리에게 필요한 방향을 주도적으로 찾아가고 있다”며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덧붙여 “올해 가장 큰 목표는 햇빛발전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이며 우리의 활동이 경제활동으로까지 이어지는데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2월 말에는 에너지 슈퍼마켓 온라인 쇼핑몰이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대골 마을은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만들고 있다. 내가 누린 좋은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사진_ 김선희 기자 doremi615@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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