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내기 새로배움터(이하 새터)가 학교의 예산 지원 없이 총학생회(이하 총학)의 단독 주관으로 열렸다. 새터가 총학의 단독 주관 하에 이뤄진 까닭은 총학과 학생처가 의견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의견 갈등이 심해지면서 새터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새터는 신입생과 재학생 1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박 3일 동안 큰 사고 없이 치러졌다.


합의점 찾지 못한 학생처와 총학

협상 과정에서 양 측의 입장 차는 분명했다. 학생처는 총학에게 ▲교내 일일 새터(대학생활 안내 프로그램 확대) ▲교내 1박 2일 새터 ▲개강 이후 학과별 엠티 지원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학생처는 개강 이후 학과별 엠티 지원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했다. 학생처 안용휘 주무관은 “새터를 둘러싼 안전문제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외부에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나”라며 “새터 예산으로 개강 후에 진행되는 학과별 엠티를 지원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총학은 학과별 엠티 지원을 비롯한 세 가지 안을 모두 거절했다. 조창훈(철학 10) 총학생회장은 “교내 일일 새터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종료 후 뒤풀이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아직 주거 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신입생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교내 1박 2일은 우리대학 기숙사 내에 새터 참가자를 수용할 공간이 없어 사실상 불가능한 계획이었다”며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학과별 엠티 지원 안에 대해서는 “새터에 드는 비용은 기성회계에서 지원되는 부분이다. 기성회비에 대한 반환소송이 진행 중인 현재 상황에서 재판 결과에 따라 학과별 엠티 지원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총학은 학생처와 타협점을 찾기 위해 1박 2일 무알콜 새터를 제안했으나 학생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학과별 엠티 지원안을 고수했다. 안 주무관은 “학과 엠티는 개강 이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지도교수나 조교가 동행할 수 있다. 새터에 비해 참가인원이 적어 안전관리도 용이하다. 새터와 엠티를 모두 가는 것보다 학과 엠티 한번만 가는 것이 확률적으로도 사고의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안전과 참가비 문제로 신입생 절반만 참여

결국 총학은 대의원회의 의결을 통해 총학 단독주관으로 새터를 외부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학생처는 학부모들에게 '이번 새터는 학교에서 주관하는 행사가 아니다. 이 행사에는 가급적 참석을 자제하도록 부탁드린다.'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안 주무관은 "교육부의 대학생 집단연수 운영안전 확보 매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안전관리는 총학과 단과대 학생회가 학생자치봉사단을 조직해 담당했다. 총학생회장은 “단과대 학생회를 통해 적정 수준의 음주를 유도하는 캠페인을 진행했고 뒤풀이 시간도 제한했다. 긴급상황에 대비해 EMS(항공응급구조서비스)와 학생 전원이 비상 대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예산지원이 없어 발생하는 높은 참가비에 대한 우려에 대해 총학생회장은 “최대한 참가비를 낮춰 가능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지만 보험 등을 포함해 결정된 신입생 새터참가비는 9만원이었다.

그 결과 이번 새터에는 신입생 823명이 참여했다. 1700명이 넘는 전체 신입생의 절반에 불과하다. 국제관계학과와 사회복지학과는 졸업식 등의 이유로 새터에 참여할 있는 신입생이 적어 전체 새터에 참여하지 않고 학과 단독 새터를 진행하기도 했다.


학생처 “이번 새터는 총학 욕심” 총학 “아쉽지만, 후회하지 않아”

이번 새터 때 이뤄진 프로그램에 대해 학생처는 아쉬움을 표했다. 안 주무관은 “총학이 주관한 새터라고 해도 프로그램은 단과대별로 진행됐다”며 “결국 총학 주관 새터는 총학의 욕심”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장은 “총학 주관의 전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대관비용도 발생하고 시간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해명했다. 덧붙여 “작년 새터에 대해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단과대 및 학과끼리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새터가 정보 전달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단과대 학생회에 유익한 정보전달 프로그램 편성을 요청했고 기획안을 받아 검토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장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총학 단독으로 새터를 주관한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내년 새터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양 측 모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총장과 학생처장이 새로 취임하고 총학이 바뀔 것이기에 명확한 답변이 어렵다는 공통된 답변을 내놨다. 다만 총학생회장은 “올해 새터가 선례로 남아 차기 총학이 새터를 기획하는 데 참고가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윤진호 수습기자 jhyoon2007@uos.ac.kr
사진 박미진 수습기자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