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은 학교 발전방향 수립에 앞서 학생들의 여론을 모으기 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만족도 및 이미지 조사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해 학교 전반에 대한 만족도 문항과 앞으로의 발전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이미지 조사 문항을 함께 구성했다. 개교 100주년을 바라보는 지금 새 총장 취임을 맞아 학교의 발전방향을 새로이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
이번 설문조사는 우리대학의 전반적인 교육·행정서비스와 시설에 대한 만족도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설문문항은 크게 ▲교육서비스 ▲시설 및 환경 ▲장학금·생활관 ▲행정서비스로 나눠 진행됐다. 설문 결과 교양강의, 생활관, 스터디룸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반면에 행정서비스, 전공강의, 캠퍼스에 대해서는 긍정적 의견이 다수를 이뤘다.
교양강의 선택지 좁아 아쉬워 교육 투자 비용도 적은 편
우리대학의 교육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 세부항목 중 전공수업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2.7%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편 교양수업에 대해서는 다소 많은 36.4%의 학생들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선택의 다양성’이 낮다는 응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우리대학은 작년 대학교육협의회 인증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총 개설 학점 수’를 줄였다. 이 과정에서 대형강의를 늘리고 일부 교양과목을 폐지해 학생들이 불편을 겪은 바 있다. 김성래(세무 12) 씨는 “교양과목의 수가 적기 때문에 과목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 학생들이 관심 많은 분야의 강의도 타 대학보다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는 교양수업의 선택지가 적은 것에는 낮은 전임교원 비율도 크게 작용한다. 2014년 기준 우리대학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7.5명이며 이는 국내 평균 25.2명에도 못미치는 수치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학생들 역시 현재 우리대학의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높다고 지적했다. 유혜성(화공 11) 씨는 “교원의 수가 부족해 대형강의가 편성되다 보니 한 강의당 학생 수가 지나치게 많다. 뒤에 앉을 경우 강단과의 거리가 멀어 수업에 집중하기 힘들다”며 불평했다.
이에 대해 한문섭 교무처장은 “현재의 제한된 여건에서도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교양과목 위주로 수업을 개설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서울시와의 협력을 통해 전임교원의 수 역시 차차 증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투자되는 교육비의 규모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40.9%가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대학 알리미에 따르면 우리대학의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년에 약 8백만원이다. 이는 비슷한 규모의 사립대인 서강대(약 1922만원), 국립대인 서울과학기술대(약 1050만원) 등 다른 대학들과 비교해봤을 때 턱없이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한 교무처장은 “서울시로부터의 지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대학 자체적으로도 발전기금을 모으고 산학협력단 등 외부와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수적으로 교육에 더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것”이라며 교육 재정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활관, 스터디룸 공간 부족 강의실은 예산문제가 발목잡아교내 시설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학생들이 가장 불만족한 시설은 생활관이었다. 응답자의 73.8%가 생활관에 대해 불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한 가장 주된 이유는 ‘수용인원의 부족’이었다. 실제로 우리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7.4%에 불과하다. 이는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서울권 대학들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 13.9%(2014년 기준)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대학과 비슷한 기숙사 수용률을 보이는 이화여대의 경우 기숙사 신축을 통해 오는 2016년까지 수용률을 20%까지 높일 예정이다. 우리대학 역시 이러한 흐름에 합류해 2017년 12월까지 3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기숙사 증축을 통해 기숙사 수용률을 1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강의실 환경에 대한 질문에서는 늘어난 대형 강의 수에 비해 대강의실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교무과 담당자 손란주 씨는 “100주년기념관 건축설계공모 때 중·대형 강의실이 포함되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자교탁이나 빔프로젝터 등 강의시설의 고장이 잦다는 의견에 대해 전산정보과 담당자는 “사용기한이 지난 시설이 많지만 교체하기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 주어진 예산 안에서 최대한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앙도서관에 대해서는 개가열람실, 자유열람실, 스터디룸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개가열람실에 대해서는 73.6%가 만족한다는 답변을 했고, 그 이유로는 ‘도서 대출기간 및 대출 가능 도서 수’가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한편 우리대학은 오는 6월 도서관 시범 개방을 앞두고 있어 학생들이 책을 대출하는 데에 불편을 겪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도서관 시민개방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 문제점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형식적인 교학협의회, 실질적인 소통은 아쉬워
응답자의 44.2%는 학교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 학생과의 소통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학교와 소통하기 위한 창구가 부족한 것을 지적했다. 어영균(화공 11) 씨는 “학교가 홍보를 활성화하거나 게시판을 활용하는 것과 같은 노력이 학생들과 의견을 주고받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해 학교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있는 조창훈(철학 10)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에게 직접 다가가 의견을 묻는 ‘러닝 오피스’와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에밀리’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학교측에 전달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학교는 학생들의 불만사항을 반영하고자 재작년부터 ‘교학협의회’를 운영해왔다. 교학협의회는 총학생회장단, 단과대 학생회장 등 학생대표와 각 부서의 부처장 등 학교대표가 함께 참가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
총학생회 측은 이를 개선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옥규(경영 09) 부총학생회장은 “교학협의회가 시행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학생들이 모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자 광장을 활용하고 있고 중요한 의제에 대해서는 설문조사나 홍보물 등의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진호 수습기자 jhyoon2007@uos.ac.kr
류송희 수습기자 dtp02143@uo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