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제673호에 ‘공학인증제 강요하는 대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공학인증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한명의 학생으로서 관심이 있는 제도였고 한번쯤 기사로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공학인증제에 참여하면서 일부 사항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느꼈고 불만이 있는 학생들의 입장을 잘 대변하는 기사를 쓰고자 했다.

본격적으로 취재를 시작하며 공학인증제와 관련이 있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예상과 다르게 공학인증제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공학인증제가 학생들의 학습 자율권을 침해한다고 불만이 있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오히려 정해진 커리큘럼에 대해 만족하며 꼭 필요한 제도라는 입장도 있었던 것이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부분 말고도 다른 측면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됐다.

인터뷰를 하며 내 입장과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들의 입장에도 일리가 있었기 때문에 혼란스러웠고 문제의식이 흐릿해져 기사 방향을 잡기도 어려워졌다. 그러다보니 기사를 써서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도 자신이 없어졌다. 방향을 잃고 헤매면서 힘들게 완성된 기사는 아쉬움을 남긴 채 결국 손에서 떠나갔다. 잘 쓰고 싶다는 의욕이 컸지만 취재과정에서 겪은 혼란이 기사속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 아쉬움도 컸다.

예상했던 대로 신문평가 과정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고 처음의 문제의식을 잘 끌고 가려면 취재 과정에서 일리가 있어보이는 의견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야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아쉬움이 많은 기사였지만 이후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면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취재과정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유의해야겠다.

박미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