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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는 미래에 전해질 수 있을까?
박미진 기자  |  mijin349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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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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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기록은 오랜 시간을 거쳐 우리에게 전해졌고 인류는 그 기록을 바탕으로 역사를 서술해왔습니다. 이 중 어떤 기록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가 후대에 와서 그 가치를 재조명받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재평가가 가능했던 이유는 그 기록이 현재까지 보존되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든 게 디지털화된 오늘날의 기록, 미래에 전해질 수 있을까요?


디지털 기록의 한계

과거와는 다르게 요즘에는 많은 기록들이 종이가 아닌 디지털의 형태로 저장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간단한 메모나 편지도 종이에 작성하기보다는 편집과 삭제가 편리한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남깁니다. 얼핏 생각해보면 디지털 매체에 저장된 정보가 메모나 편지보다 오래 보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디지털로 저장된 정보는 잉크가 바랠 일도, 종이가 불에 타 없어지는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디지털 매체 상의 기록이 정작 미래에 전달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구글 부사장인 빈트 서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잊혀진 세대, 아니면 잊혀진 세기가 될 수 있다”며 디지털 기록이 보존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디지털 기록이 보존되기 어렵다고 주장한 주된 이유는 정보를 읽기 위한 매체가 기술의 진보로 어느 순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알아볼 수 없는 글자라도 종이에 적힌 기록은 판독을 시도할 수 있지만 디지털 기록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매체에 저장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선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재생기가 필요합니다. CD를 재생하기 위해선 CD 플레이어가 필요한 것처럼요. 다들 어릴 적 디스켓을 사용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디스켓은 한 때 널리 쓰이던 유용한 매체였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디스켓을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습니다. 디스켓을 읽을 수 있는 기기가 더 이상 보편화 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신기술이 등장하면 이전에 누구나 사용하던 보편적인 기록매체라 하더라도 순식간에 사라질지 모릅니다.

   
 
잊혀진 기술, 복구는 불가능

오늘날 신기술을 개발하고 실현해내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의 기술을 미처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금방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신제품이 출시되면 그 이전의 제품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으로 여겨지곤 하죠. 이전에 쓰였던 하드웨어는 버려져 고물상으로 가게 됩니다. 그럴수록 그 안에 있는 정보를 읽기는 더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단순히 하드웨어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몇 년이 지난 파일을 열려고 할 때 ‘시스템 파일이 이전 버전에서 작성된 버전이므로 파일을 열 수 없습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고작 몇 년 지난 파일을 여는 데도 정상적으로 정보를 읽어올 수 없다면 수백 년이 지난 후에는 아예 불가능하겠지요. 물론 최신 버전에 맞춰 꾸준히 정보를 백업한다면 자료를 보존할 수 있겠지만 모든 정보가 그렇지는 못합니다. 그 중에는 언젠가 재평가 될, 인류가 꼭 보존해야 할 문서가 남아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빈트는 디지털 시대의 역사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재앙을 우려하며 “데이터 보존기술의 개발을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빈트는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 새로운 정보기술이 출현하더라도 이전의 프로그램에 대한 소스코드를 읽을 수 있는 기술인 ‘개방형 표준 파일 포맷’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보존기술은 수익성이 없어 개발을 위한 기업의 투자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신기술 개발에만 급급한 채 정보기록 관리에 소흘하다 보면 빈트의 말대로 우리는 잊혀진 세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박미진 기자 mijin349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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