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놀고 공부해야지’ 했던 다짐이 무색하게 여지 없이 춘곤증이 찾아오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봄의 불청객이 비단 춘곤증만은 아닌데요. 교문 앞이나 대학가 등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으레 등장하는 판매원들 역시 신입생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존재입니다. 1년에 얼마를 내면 공연이나 영화를 싼 값에 볼 수 있다는 말로 신입생들을 현혹하기 때문이죠. 대학도 왔겠다, 문화생활 즐기며 살고 싶은 새내기라면 쉽게 넘어갈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하려면 이런저런 제약이 많아 애꿎은 돈만 버리게 되는데요.

 
서울시립대신문 제388호(1994. 4. 11.) 「학교내 선배가장 판매원들 활개」란 독자 투고글을 보니 유서가 꽤나 깊은 일인 듯 싶습니다. 당시 실린 글을 보면 판매원들이 선배로 가장해 설문조사지를 건네지만 막상 거기에 인적사항을 적고 나면 며칠 지나 집으로 책이 배송됐다고 합니다. 설문조사지 뒷장에 책을 구매하는 할부 계약서를 숨겨두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원하지 않는 책을 수십만원이나 주고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에게도,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금보다 악랄한 수법에 인상을 찌푸리게 되지만, 더 안타까운건 예나 지금이나 결국에 스스로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네요.


장한빛 기자 hanbitive@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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