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신문은 이번 설문에서 학생자치참여 현황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문항을 구성했다. 설문결과 학생들은 학생자치참여에 소극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어떤 피해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겠다.

 

학생총회, 정체된 논의

지난 2일 열린 학생총회 의결안건 중 ‘학생대표자의 휴학 관련 회칙개정’에 대해 응답자의 73.1%가 안건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 서면동의안 항목에 대해서도 안건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83.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매번 정족수 미달로 인해 학생총회가 성사되지 못함에 따라 개정돼야 할 필요가 있는 회칙도 그대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조창훈(철학 09) 총학생회장은 “학생대표로서 학업과 학생자치를 겸하면 모든 역할에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다. 학생들의 참여 부족으로 매번 회칙 개정이 무산되니 어쩔 수 없이 현행 제도를 따라야만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편 총학생회는 경품추첨을 하거나 식권을 배부하는 등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학생총회를 성사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쓰여야 하는 예산이 낭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재작년 중앙운영위원회의에서는 학생총회가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개최되지 않자 ‘재원낭비를 줄이자’는 이유로 정기학생총회 폐지를 추진하기도 했다.

 

인지도 부족한 교학협의회

교학협의회는 학생들의 불만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 2013학년도에 설치된 기구다. 하지만 학생들의 대다수는 교학협의회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학생대표와 학교대표가 만나 학내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이 81.4%지만 정작 그 기능을 하는 교학협의회의 존재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응답이 81.6%를 차지했다.

지난 학기 교학협의회는 서울시립대광장의 ‘우리학교에 바란다’ 게시판에 올라온 게시물을 바탕으로 안건을 구성했다. 총 18개의 안건이 논의됐고 이 중에서 11건이 수용됐다. 교학협의회가 있을 때마다 회의록이나 논의안건을 공개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어떤 안건이 논의됐고 성사됐는지도 알지 못한다. 이처럼 학생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담는 기구인 교학협의회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자체평가 결과 학생자치는 3.4점

한옥규(경영 08) 부총학생회장은 “학생참여가 미진해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중앙도서관개방에 대한 아이디어도 공모를 받고있지만 아직까지 한 건의 의견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총학생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단과대의 경우도 학생의견수렴이 부족해 단과대 학생회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사규정에 대해서도 무심해 보인다. 지난해 사회봉사과목이 졸업요건으로 신설되기 전 학교 측에서는 사회봉사과목을 졸업요건에 포함시키는 사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의견수렴을 받았지만 접수된 의견은 단 2건에 그쳤다.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아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학생들이 스스로 평가한 학생자치참여도 점수는 3.4점이였다. 이 점수는 학생들 스스로도 학생자치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일 것이다.   


박미진 기자 mijin349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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