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은 바쁘다. 본인과 관련된 일에 관심을 줄 시간조차 없다고 한다. 그들이 짊어 저야 할 고통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대학생들의 고통 한구석엔 등록금이 주는 부담도 있다. 일반 사립대의 경우 일년 내내 알바를 해도 한 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저마다 짊어진 부담의 무게는 다르겠지만 현재 사립대들의 등록금을 보면 그부담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지금껏 열심히 납부한 등록금이 학교재단의 사리사욕을 위해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한다면 그 심정은 참담할 것이다.

바로 수원대의 일이다. 이에 반발하기 위해 학생들이 모였고 학생전체를 대변해 피해를 입증, 소송을 통해 학교에 책임을 묻고 마땅한 처벌을 요구했다. 제 기능을 못하는 정부기관을 대신해 목소리를 냈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로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이번 소송이 의미하는 바는 결코 작지 않다. 그러나 소송을 제기한 88명은 어느새 20명으로 줄었다. 남은 학생들도 장기간의 소송에 상당히 지쳐보인다. 같은 대학 학생들은 응원은 커녕 그들이 싸운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어 그들의 무기력을 더 심화시킨다.

수원대의 ‘판결이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만 보더라도 학교에게서 반성의 기미는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을 압박하는 것으로 소란을 잠재울 듯하다. 정당한 문제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수원대는 오히려 날을 세워 학생들을 위협했고 결국 학생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소송사건은 판결에만 주목됐을 뿐 그들의 용기에 대한 격려를 말하는 이는 없었다. 수원대의 항소로 인해 재판은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그러나 그들이 계속해서 잘못의 책임을 묻도록 격려를 보내고 싶다.

박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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