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전공학부(이하 자전)는 법학전문대학원의 신설과 함께 탄생했다. 우리대학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08학년도를 마지막으로 법학부가 사라지고 09학년도부터는 자전이 신설됐다.

자전의 경우 보통 1학년 때는 다양한 과의 수업을 들으며 전공 탐색의 기회를 가지고 2학년 때 학과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자전은 진로 탐색의 시간이 필요한 학생들의 요구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하는 사회의 요구에도 부합하는 학부로 여겨졌다.

그러나 자전은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특정 학과에 보다 쉽게 들어가는 방법’으로 악용됐다. 타 대학의 자전 학생들은 거의 경영·경제학과로 진학했다. 우리대학의 경우 대부분 세무학과에 진학했다. 자전이 처음 생긴 09학년도에는 전체 정원 59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세무학과에 진학했다. 12학년도까지 세무학과 이외의 학과로 진학하는 자전 학생들은 매년 3명을 채 넘지 못했다.

이런 추세 속에서 타 대학의 자전은 학부의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2013년, 이미 자전 폐지의 바람은 한 차례 대학가를 강타했다. 당시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전남대 등 많은 학교에서는 자전의 폐지나 새로운 학제로의 개편이 논의됐다. 실제로 자전을 폐지한 학교도 있었다. 우리대학의 경우 자전이 폐지되진 않았지만 작년에 논의됐던 정원감축 계획안에서 타 학과에 비해 정원이 크게 줄어드는 등 불안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우리대학의 자전은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전공소개책자 배포, 선배들과의 면담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차츰 세무학과 편중현상을 억제하는 등의 결실을 맺고 있다. 13학년도에는 세무학과 이외의 학과 희망자가 전체 67명 중 3명에 불과한 반면 14학년도에는 67명 중 21명에 달하는 학생이 세무학과 이외의 학과를 희망했다.

한편 14학년도 들어 자전 학생회가 새로 출범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자전 학생들이 세무학과 학생회 산하에 소속돼있었고 새내기배움터 등의 행사에 ‘세무·자전’과 같은 형태로 참석했지만 14학년도부터는 독립적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위치에 존재하던 자유전공학부는 점차 그 틀을 잡아가고 있다.

김준태 기자 ehsjfems@uos.ac.kr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