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한 종류인 ‘미니벨로’에서 벨로(velo)는 프랑스어로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시페드(velociped)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나무바퀴 두 개를 연결하고 안장을 얹은 벨로시페드는 ‘빠른 발’이라는 뜻으로 자전거의 시조라 불립니다. 그런데 벨로시페드는 체인이 없고 페달이 앞바퀴에 붙어있어 페달을 밟으면 앞바퀴가 돌아가는 형태였습니다. 그렇다면 페달을 밟으면 체인을 통해 뒷바퀴가 돌아가는 현대 자전거의 모습은 언제부터 등장했을까요?


평범하지 않은 자전거 발전기

현대의 자전거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역할이 나뉘어 있습니다. 체인을 통해 페달과 연결된 뒷바퀴는 앞으로 가기 위한 동력을 제공하고 앞바퀴는 방향을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초기의 자전거는 이 두 역할을 모두 앞바퀴가 맡았지만 앞바퀴가 빠르게 회전하며 방향까지 바꾸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페달을 한 번 회전할 때 더 멀리 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앞바퀴의 크기는 점점 커집니다. 이 때문에 앞바퀴가 큰 형태인 하이휠(high-wheel) 자전거가 등장하게 됩니다. 하이휠 자전거가 한창 유행할 때는 앞바퀴가 160cm인 자전거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이휠 자전거는 속도를 높일 수는 있었지만 운전자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있는 탓에 장애물에 바퀴가 걸리면 운전자는 땅으로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바퀴가 워낙 크다보니 운전자가 땅에 발을 짚어 균형을 유지할 수도 없었습니다.

또한 여성들은 치마라는 복장의 특성 때문에 큰 앞바퀴를 불편해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현대의 자전거와 비슷한 형태의 세이프티(safety) 자전거입니다. 페달에 체인을 연결해 뒷바퀴를 회전시켰고 다이아몬드 모양의 프레임(자전거 차체)을 사용해 안정감을 더했습니다. 세이프티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전을 우선으로 한 자전거였습니다.

세이프티 자전거 이후 자전거의 외형은 큰 변화 없이 굳어졌습니다. 특성에 따라 험한 환경에서도 달릴 수 있는 산악자전거(MTB), 더 빠른 속도를 위한 로드바이크,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 바퀴 크기를 줄인 미니벨로 등으로 분화됐을 뿐입니다.


모두가 만족할 만한 방향으로

기술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자전거의 발전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술의 발전은 효율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효율성이 우선이었다면 속도를 극대화 한 하이휠 자전거가 지금까지도 남아있을 것입니다.

자전거는 다양한 사람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 속에서 발전해왔습니다. 단적인 예로 안전을 우려한 집단이나 치마 때문에 큰 앞바퀴를 불편해 한 여성들은 하이휠 자전거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지금의 자전거는 이처럼 여러 사람들이 제기한 문제점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면서 발전해 온 것입니다.

지금도 자전거로 운동하는 사람, 출퇴근하는 사람 등 자전거를 이용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자전거의 발전방향에 대한 요구도 다릅니다. 미래의 자전거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요?

윤진호 기자 jhyoon2007@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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