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몇몇 심판의 이름을 외우게 된다. 바로 오심이 잦은 심판들이다. 때문에 이름이 생소한 심판을 보면 ‘그동안 내렸던 판정에서 큰 오심이 없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심판들은 주목받지 않는 것을 잘하고 있다는  뜻으로 여기며 일 년 동안 경기를 치른다.

우리 주변에도 익숙하지 않아야 좋은 사람들이 많다. 이번 취재를 통해 만난 전산정보과 직원들이 그렇다. 대부분의 학우들은 전산정보과의 존재 자체를 몰랐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전산정보과는 빔 프로젝터나 전자교탁 등 멀티미디어 기자재부터 컴퓨터, 대학행정, 포탈을 모두 관리하는 기관이다. 모두 우리의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들이고, 하나라도 없다면 불편을 겪을 것들이다.

우리가 전산정보과 직원을 만나는 때는 이런 것들에 문제가 생겼을 때뿐이다. 문제가 없다면 전산정보과 직원을 만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전산정보과 직원을 대하는 감정이 좋을 리 없다. 인터뷰 중 전산정보과 직원으로부터 “기기가 작동되지 않는다고 무작정 화를 내기보다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물어봐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들었다. 그 직원은 덧붙여 “잘하면 티나지 않지만 못하면 티나는 일”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공정한 판정과 수업 기자재 관리 모두 꼭 필요한 일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로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그 ‘당연한’ 일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대학과 우리사회를 묵묵히 뒷받침하는 ‘익숙하지 않은’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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