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의 변
하지만 언제나 짜릿할 수만은 없습니다. 설렘은 오래가지 않는 법이니까요. 기사를 쓰는 일은 언젠가부터 제 일상으로 녹아들었고 그다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일종의 권태기가 찾아왔습니다. 조금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 지루함을 버텨내지 못하고 나가버리는 사람들도 숱하게 봐왔습니다.
다행이라고 할까요, 저의 경우 이 지루함은 점점 익숙함으로, 편안함으로 그리고 정(情)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짜증나는 일도, 힘든 일도 많았지만 신문사 생활이 썩 나쁜 기억으로만은 남아있지 않고,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이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제 뒤를 이어 55기 후배들은 곧 국·부장단 자리에 오를 것입니다. 이 친구들도 분명 ‘설렘’을 경험하고, ‘첫’과 이별하며 ‘지루함’도 경험했을 것입니다. 힘든 시기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이겨낸 후배들입니다. 아마 이들도 신문사와 모종의 정을 쌓아가겠지요. 선배의 입장에서, 이들이 참 자랑스럽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후배들이 앞으로 남은 소중한 시간들을 뜻 깊게 보내길 기원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서울시립대신문사 제56대 부국장 김 준 태
김준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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