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 대출이 늘어나면서 학생들의 채무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등록금은 동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학자금 대출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학교육연구소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 수가 2013년에 비해 2015년 현재 21%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액은 2010년에 비해 2014년에는 약 3배가 증가했고, 학생 1인당 빚도 525만원에서 704만원으로 34%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 문제는 점점 더 악화되는 추세이며 서울 소재 사립대에서 문제는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자금 대출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국가장학금Ⅱ 유형은 점차 축소하고 대신 든든학자금과 일반학자금으로 학자금 대출 방식을 세분화해 학자금 대출의 규모를 확대시키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 정책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사실상 반값등록금을 포기하고 소득 계층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장학금은 줄이고 학자금 대출을 확대하려는 교육부의 정책 기조로 볼 수 있다.

이에 교육부는 차상위 계층을 포함한 저소득층에게는 무상등록금 을 시행하고 이외의 중간 소득 계층 이상부터는 장학금을 줄이고 학자금 대출을 늘리는 방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더 도움이 필요한 계층에게 차별적으로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기조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립대의 높은 등록금은 중간 소득 계층이라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문사회계열을 기준으로 2015년 한해 연세대 775만원, 성균관대 753만원, 이화여대 734만원 등 사립대의 경우 평균 등록금은 약 700만원에 달한다. 실제로 중간 소득 분위에 놓인 이들은 높은 등록금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박성우(21) 씨는 “중산층의 경우도 이러한 등록금은 큰 부담이 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학금이 줄고 그 몫을 학자금 대출로 메운다면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상등록금 수혜자 일부와 등록금을 부담할 여유가 있는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통해 학비를 해결해야 하고 결국 대출금은 미래의 빚으로 남게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학자금 대출 확대 기조가 문제가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절대적으로 높은 등록금이며 이를 부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박민희(21) 씨는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으로 인해 부담을 가진 상황에서 교육부가 학자금 대출을 늘리려 한다면, 학생들은 빚쟁이로 남게 될 것이다. 장학금이나 등록금인하를 통해 부담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승인 수습기자 qkznlqjff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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