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에서 실시되는 여성안심 제도는 지자체가 직접 추진한 제도로 이용률이 낮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예산에 따라 프로그램 규모가 바뀌어 지속적으로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거론됐다.

이에 대해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산새마을’은 여성안심제도뿐 아니라 마을공동체 사업을 벌여 마을주거 환경을 성공적으로 개선시킨 지역으로 손꼽히고 있다. 

과거 산새 마을은 당시 재개발이 이뤄진 주변지역에 비해 낙후되고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었다. 마을의 경관이나 치안은 지금의 산새마을과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후 낙후지역을 회복시키기 위한 움직임인 ‘두꺼비하우징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마을공동체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산새마을을 물리적으로 복원하고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것는 은평구에서 지원했지만 그 밖의 문제는 동네주민들이 스스로 해결방법을 마련했다. 산새마을 사람들은 낙후된 시설과 안전문제를 개선하는데 가장 먼저 주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민들은 문제가 되는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마을학교’를 정기적으로 개최했다. 마을학교에서는 안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자는 등의 안건이 주로 다뤄졌다.

회의 결과 지역별로 주민들이 자율방범대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는 곧장 시행됐다. 자율방범대 위원회를 꾸려 사전모임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모인 주민들끼리 조를 편성해 구역을 나눴다. 순찰 경로에는 주로 학생들이 밤늦게 다니는 곳이나 인적이 드문 외진 곳이 포함됐다. 처음에는 5명으로 시작한 마을 지킴이가 점점 모여들었다. 마을 지킴이의 구성원도 다양했다. 어른 뿐 아니라 학생과 어린 아이까지 부모의 손을 잡고 경광봉을 들고 다니기도 했다. 지킴이 활동에 대한 별도의 혜택이나 임금은 없었지만 많은 주민들의 지원이 이어졌다. 

마을 지킴이 활동은 특히 마을을 지키기 위해 지자체가 아닌 마을주민 스스로 앞장섰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산새마을 지킴이 활동으로 공공기관에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안전 사각지대를 찾아내 스스로 안전망을 구축한 것이다. 그 결과 공터에서 청소년들이 소란을 피우는 일도 사라졌고 주민들이 마음 놓고 밤길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마을의 문제에 대한 대책을 함께 토론하면서 마을 사람들 간의 유대도 깊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산새마을은 안전환경에 대한 변화를 인정받아 서울시 마을공동체지원사업의 일환인 ‘마을안전망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이뿐 아니라 산새마을은 주거환경이 개선된 성과를 인정받으며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발됐다. 이처럼 산새마을이 만들어낸 변화는 다른 지역이 주목할 만한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은평구청 산새마을 주거환경관리사업 한상균 담당자는 “사회적 재생이나 경제적인 사업의 경우 주민을 중심으로 마을공동체를 형성하여 마을의 발전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구체화하여 실현할 수 있도록 구청에서도 주거환경사업을 지원해 주고 있다. 다른 마을에서도 산새마을의 변화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미진 기자 mijin3490@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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