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일대는 청량리역 인근에 위치한 윤락가와 정비되지 않은 노후 주택가로 인해 우범지역으로 불리고 있다. 최근 우리대학 근처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동대문구에서는 각 지역구마다 범죄를 예방하고 여성들이 마음편히 다닐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울시의 여성안심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이는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제도’, ‘안심택배제도’, ‘여성지킴이 집’이다. <서울시립대신문>에서는 동대문구에서 시행중인 여성안심제도를 직접 이용해보고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우리대학 학생들이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분석해보았다.

▲ 여성안심스카우트의 뒷모습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학교 근처에서 발생한 성범죄 소식을 들은 이후 후문을 따라 집을 가는 길은 매번 무섭기만 하다. 늦은 밤 어깨를 한껏 움츠린 채 가다보면 두 팔 벌려 마중 나오던 엄마가 그립기까지 하다. 우리 동대문구에도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 같은 마음으로 여성들의 귀가길 안전을 위해 힘써주는 분들이 있다. 멀리서도 한 눈에 띄는 노란조끼와 모자를 착용한 채 빨간 경광봉을 흔들고 있는 여성귀가안심스카우트 대원들이다. 이들은 두 명이 한 조로 구성돼 매일 밤 10시부터 1시까지 여성과 청소년들이 집에 가는 길을 동행해준다. 전철이나 버스에서 하차하기 30분 전에 구청 상황실이나 다산 콜센터로 신청하면 정류장에서부터 대원들과 함께 귀가 할 수 있다.

이들 대원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 유흥지역, 주택가 골목 등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지역을 순찰하기도 한다. 이때 혼자 귀가하는 여성들이 보이면 이들에게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명함을 나누어주면서 현장에서 귀가 동행을 권하기도 한다. 이나희 대원은 “명함을 건네면 나중에 이용해 보겠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여성 분들도 있지만 돈을 받는 줄 알고 꺼리시는 분들도 많다”며 쓴 웃음을 지어 보였다.

현장에서의 홍보 활동 외에도 보도자료 공고, 안내책자를 나누어 주는 등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나희 대원은 “하루에 평균 1~2명 정도만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를 신청하고 있다.

대원들은 고령의 여성으로 주로 이루어져 있어 사실상 치안이 취약한 지역은 순찰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대학 근처에서 근무하시는 대원들도 모두 50대 여성으로 이들도 파출소 소장님께서 경고하신 위험한 장소는 순찰하지 않는다.

▲ 여성안심택배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여성안심택배서비스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게 되면서 택배기사의 노크 소리가 들려도 인기척을 내지 않는다.  택배기사를 가장한 범죄가 늘어나면서 누가와도 문을 열어주기가 꺼려진다. 심지어 원룸에서는 진짜 택배기사인지 확인할 길도 없다. 많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주기 위해서 동대문구에서는 택배기사를 대면하지 않고도 택배를 받을 수 있는 여성안심택배서비스가 실시됐다.

여성안심택배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택배를 주문할 때 택배 배송지를 안심택배보관함이 설치되어 있는 주소로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이후 택배 도착 문자를 받으면 택배를 찾아갈 수 있지만 48시간이 지나면 연체료를 지불해야하니 주의해야한다. 동대문구에는 장안 종합사회복지관, 청량리 청소년수련관, 홍릉 정보화도서관에 안심택배보관함이설치돼있다.

여성안심지킴이 집

늦은 새벽 마감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적한 골목길, 상점의 불은 다 꺼져있다.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고민하고 있는데 이 때 여성안심지킴이 집이 근처에 갈 곳이 없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성안심지킴이 집은 위급한 상황에 처한 여성을 돕기 위해 편의점에 비상벨을 설치한 서비스다. 누군가 뒤따라온다면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지정된 편의점에 들어가 계산대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도록 요청하면 된다. 즉시 경찰에 신고가 되며 여성은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들과 함께 안전하게 집에 귀가할 수 있다. 편의점을 여성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성안심지킴이 집이 실제 이용된 사례는 없다. 홍보가 부족해 많은 여성들이 여성안심지킴이 집에 대해서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설정된 편의점의 위치가 공지되어 있지 않아 실제로 이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농동, 휘경동 등 우리대학 근처에서는 찾아 볼 수 없어 우리대학 학생들과는 관계가 없어 보이기까지 한다.

여성안심귀가스카우트, 여성안심택배서비스, 여성안심지킴이집 등 야심차게 준비한 서울시의 여성안심제도는 여성 안전 보호라는 취지로 시작된 만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여성안심제도는 지난 7월 UN공공행정상 분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용률은 현저히 낮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 제도를 알지 못하고 있다. 홍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실정이다. 이외에도 여성안심제도가 가지는 문제들을 보완해 실질적으로 많은 여성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수 있기 바란다.

 

글 · 사진_
박미진 기자 mijin3490@uos.ac.kr 
류송희 기자 dtp02143@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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