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우신피(首愚身疲), 상둔하고(上鈍下苦)라는 말이 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뜻의 사자성어이다. 아무 준비도 없이 일에 임하면 극심한 비효율 끝에 몸만 상하게 된다. 무엇이든지 책임감을 가지고 철저한 계획을 세웠다면 몸이 고생할리도 없다. 지혜를 발휘해 완벽한 준비와 동시에 철저한 계획을 도모해야 한다.

사자성어에 한 글자를 추가하고 싶다. 수우신심피(首愚身心疲). 머리가 나쁘면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고생한다. 이번호를 준비하면서 나 자신의 아둔함을 뼛속 깊이 느끼게 됐다. 심층 보도인 유학생 아이템도 내가 가져온 것이고 문화면의 소재도 흥미로워 쓰기로 했다. 나의 패기는 가상했다고 생각하지만 생각이 짧았다. 아니 생각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유학생 취재와 교수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나의 부족함을 통감하게 됐다. ‘취재 노하우를 미리 알아둘 걸’ 하는 후회와 ‘취재원 선정에 있어 최소한의 정보는 알아둘 걸’ 하는 후회가 내 양쪽 눈동자를 콕콕 찌르면서 작은 파동을 만들어 냈다.

유학생은 모두 한국인만큼 한국어를 잘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직 한국어를 배우는 단계인 유학생회 회장과의 인터뷰가 쉽지 않았다. 웃으며 시작한 인터뷰는 사소한 오해의 불씨가 됐다. 기사의 주제를 오해한 것이다. 내가 사전에 주제와 내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어야 했고, 인터뷰 연습도 많이 해서 부드럽게 진행했어야 했다. 아무런 생각도, 준비도 없이 막연한 낙관으로 밀고 나간 내 아둔함의 승리였다.

앞으로는 유비무환(有備無患),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자세로 인터뷰에 임해야 할 것이다.    

 

국승인 기자 qkznlqjffp44@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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