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거의 모든 학생들이 반대하는 재수강 제도 개편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많은 학생들이 재수강 제도 개편에 반대하며 툭툭 던지는 말들이다. 맞다. 90%의 학생들이 반대하는 일이다. 하지만 입학정원을 볼모로 잡힌 우리대학이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선택지인 것을 아는 학생들은 너무 적은 것 같다. 

대학입학정원을 줄이기 위한 대학구조개혁 평가는 이제 대학의 생사를 결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교육부는 입학정원과 재정지원을 무기로 대학을 모두 같은 잣대에 맞춰 나열한 뒤,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대학에게 가혹할 정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낮은 등급을 받으면 입학정원 감축은 물론 재정지원도 제한될 수 있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대학구조개혁 평가 결과 발표로 우리대학은 4% 정원 감축 권고를 받았다. 당장 다음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재수강 제도를 변경하는 것이 반강제적인 사항일 것이다.

앞으로 재수강 제도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대학과 학생 간의 갈등이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건국대·한성대 등 여러 학교에서 발생한 학과통폐합 논란, 한양대·한국외대에서 발생한 상대평가 전환 논란 역시 교육부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려는 대학과 그 변화에 몸살을 앓는 학생 사이에서 일어난 갈등이다. 그리고 대학가의 진통에 교육부는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무감각하다.
 

저작권자 © 서울시립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