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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정수환 기자  |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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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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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달고, 시고…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맛있다고 평가하는 기준은 보통 이 4가지 범주에 속해있다.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진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고 느낀다. 그 과정에서 혀는 점점 마비된다. 이는 비단 음식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는 삶 전반에서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원한다. 영화 <나이트 크롤러>는 자극의 역치 값이 최고로 높아져 웬만한 자극으로는 자극이 안 되는 우리 사회의 처참한 모습을 그린다.

백수인 루이스 블룸은 어느 날 교통사고를 목격한다. 루이스는 교통사고 현장을 영상으로 찍어 방송국에 비싼 값에 팔아넘기는 나이트 크롤러(밤에 기어다니며 특종을 찾는 자)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역시 나이트 크롤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그 후 루이스는 한 총격 사건에서 다른 통신원들보다 더 처참하고 잔혹한 영상을 찍어 방송국에 파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더 높은 시청률을 위해 더 자극적인 영상을 필요로 하는 방송국에서 웬만한 자극적인 영상으로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았고, 방송국 관계자들 역시 그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가 이 일을 통해 계속 수입을 얻으려면 더 자극적인 영상이 필요했고, 그보다 먼저 특종을 채가는 다른 통신원의 존재가 없어야만 했다. 결국 루이스는 시체를 훼손하고 영상을 더 자극적으로 조작해 ‘진짜가 되는 가짜 증거’를 만들기 시작한다. 또한 다른 통신원이 특종을 채가지 못하도록 다른 통신원의 신변에 해를 가한다.

권선징악이 기본 모티브가 되는 여느 영화들과는 달리 루이스는 계속해서 승승장구 한다. 처음에는 혼자서 일을 했던 루이스가 통신 회사를 세워 새로운 직원들을 뽑아 회사의 규모를 늘리면서 이 영화는 마무리된다. 악인이 철저히 망가지는 클리셰를 따라가지 않아 찜찜하다. 하지만 감독은 뻔한 클리셰를 파괴함으로써 어쩌면 영화 속에서 영화보다 더 잔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까. 현실은 이것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 루이스가 죽은 피해자를 촬영하고 있다.
‘기레기(쓰레기 같은 기자를 일컫는 말)’라는 말이 판을 치는 세상이다. 그들의 행실은 루이스와 다를 바가 없다. 팩트보다 임팩트를 중시하고, 죽어가는 사람을 돈이 되는지 안 되는지로 판단하며, 특종을 위해서는 어떤 비윤리적인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진짜 정직한 기자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지금, ‘기레기’가 세상에 나오게 된 데에는 우리의 기여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웬만한 자극으로는 우리의 이목을 끌기가 쉽지 않다. ‘기레기’라며 혀를 차면서도, ‘충격’, ‘ 경악’ 등의 단어에 반응하고, 총살, 참수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낸 뉴스를 ‘윤리도 없냐’고 욕하면서도 결국 시청한다. 그리고 이런 콘텐츠들은 마침내 그들에게 최고의 조회수를 안겨준다. 이런 상황에서, 루이스라는 괴물은 어쩌면 우리가 만들어낸,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괴물이 아닐까.

   
 

정수환 선임기자 iialal91@uo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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